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獨 메르켈 “中의 다자협력 강조 공감…미중 편가르기 안돼”

입력 | 2021-01-27 15:50:00

"연합 구축 피하길 원해…시진핑 말처럼 다자주의 필요"
"서로 다른 사회적 모델에 관한 이견은 문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다자 협력이 중요하다는 중국의 주장에 공감한다며, 미국과 중국의 편가르기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26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 사전 화상회의에서 “연합 구축을 피하길 정말 바란다”며 “이쪽은 미국이고 저쪽은 중국이라고 말하며 어느 한쪽으로 집단을 이루는 것은 많은 사회에 정당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전날 연설을 언급하며 “중국 주석이 말한 것에 대해 그와 나는 동의한다. 우리에겐 다자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우리가 즉각적인 동의를 하지 못한 문제가 한 가지 있다”며 “서로 다른 사회적 모델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한 질문”이라고 설명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어 “언제 개입을 해야하며 어디서 끝이 나는가? 불가분한 기본적 권리를 위해 일어서야 할 때는 언제인가?” 등의 질문이 따라온다고 지적했다.

폴리티코는 메르켈 총리의 이날 발언은 유럽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편을 선택해야 한다는 요구를 거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바이든 신임 미국 행정부가 중국 견제를 위한 민주주의 국가 연합을 검토하고 있지만 메르켈 총리는 파벌 형성을 경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진핑 주석은 전날 다보스포럼 화상회의 연설에서 미국을 겨냥해 ‘신냉전’을 조장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또 중국은 국제 협력을 위한 다자주의에 전념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편협하고 이기적인 근린 궁립화(다른 나라를 희생시켜 자국 이익 추구)’는 모두의 이익을 훼손한다며 다자 협력을 통해 국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동안 소원해진 아시아와 유럽의 전통적 동맹들을 다시 결집해 이들과 함께 대중 압박 전략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백악관은 중국이 미국 기업과 노동자에게 피해를 입히고 동맹을 위협하며 국제기구에서 미국의 입지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시 주석의 발언에 대해 미국이 장기적인 관점의 ‘전략적 인내’ 접근법으로 중국과의 경쟁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은 미국과의 오랜 동맹 관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며 중국이 제기하는 문제를 놓고 협력하겠지만 미중 경쟁 구도에 끌려들어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중국과 대화의 문을 계속 열어 놓고 기후 변화 대응, 무역투자 등 필요한 분야에서 협력하겠다는 주장이다.

EU는 또 자체적인 국방력과 기술력, 외교적 영향력을 키워 ‘전략적 자주성’을 높인다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EU와 중국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지난달 30일 포괄적투자협정(CAI) 체결을 합의해 상호 시장 접근권을 확대하기로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