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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 유럽선 젊은층에만 허가될수도…고령층은 왜?

입력 | 2021-01-27 16:25:00


다음 달 국내에 들어올 예정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관련해 유럽에서는 젊은층에게만 접종을 허가할 수도 있다는 유럽연합(EU) 보건 당국자의 발언이 나왔다. 고령자 접종의 안전성이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에머 쿡 유럽의약품청(EMA) 청장은 26일(현지시간) 유럽의회 보건위원회에 출석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특정 연령층에 사용이 허가될 수도 있고, 보다 넓은 연령층에 허가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영국 BBC 등이 전했다. 쿡 청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자 접종 효능에 관한 질문을 받고 “이 백신은 아주 적은 수의 고령자를 대상으로 연구가 이뤄졌다. 우리는 시험이 이뤄지지 않은 계층에 접종하면 어떻게 될지 예측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젊은층에 한정해 이 백신의 사용을 승인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실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임상시험 과정에 고령자가 적게 참여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해 12월 의학 학술지 랜싯에 게재한 논문에서 임상 참가자 중 56세 이상은 1418명으로 전체(1만1636명)의 12.2%라고 밝혔다. 70세 이상은 444명으로 3.8%였다.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예방률 90%의 효과를 나타낸 접종 그룹에 56세 이상 참가자는 한 명도 없었다. 논문과 함께 랜싯에 실린 학자들의 코멘트를 보면 “이는 아직 고령자에 대한 이 백신의 효능을 추론할 수 없다는 걸 뜻한다”고 나와 있다.

25일 독일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65세 이상 고령자에게는 예방효과가 8%에 그친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와 일간 빌트는 정부 관계자 등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이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보도는) 완전히 잘못됐다. 우리 백신을 접종받은 고령층도 두 번째 접종 후 항체형성이 100% 이뤄지는 등 강한 면역반응을 보였다”고 반박했다. 독일 정부 역시 “8%는 예방효과가 아닌 임상시험에 참여한 56~69세 비율이다. 신문들이 수치를 혼동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독일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시험에 참여한 고령층이 다른 백신 제조사에 비해 적었던 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영국 브라질 인도 아르헨티나 등에서 사용 승인을 받았다. EU의 사용 승인 여부는 이르면 29일경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전략자문그룹은 모더나 백신을 임신 및 수유 기간에 접종하는 것은 안전성에 대한 추가 자료 검토 없이는 권고할 수 없다고 26일 밝혔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