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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상 독자 기술, 글로벌 제철소 표준 가능성 제시

입력 | 2021-01-28 03:00:00

㈜제이피에스




여동훈 ㈜제이피에스 대표.



경남 김해에 위치한 철강 포장 기업 ㈜제이피에스는 기술이 곧 경쟁이라는 경영 이념으로 오랫동안 신기술 개발에 매달렸지만 결실을 맺지 못해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최근 국내외에서 잇따라 수주 성과를 거두며 성장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특히 지난해 ‘대한민국 발명 특허기술대전’에서는 코일 포장용 결속 헤드모듈 기술로 대통령상 수상의 영예를 누리면서 업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대내외적 위기 속에서도 두 차례에 걸친 민간 투자 유치로 본 궤도에 오른 모습이다.

여동훈 대표는 “제이피에스는 결속기 헤드의 스마트헤드 독자 브랜드 창출, 단위 포장공정 무인화, 나아가 전 포장라인의 무인화까지 제공하며 철강 산업현장의 생산효율 증대와 원가 절감에 기여한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제이피에스 공장 전경.

철강 포장 분야서 단일 소모성 부품에서부터 공장 자동화 설비까지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이 회사의 전신은 1975년 시작한 제일기계공업사이다. 설립 초기 철강 결속기 부품을 만드는 등 방산사업을 함께 전개했는데 2004년 철수한 뒤 철강 코일 포장 전 공정 무인 자동화기술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2013년 개발을 시작으로 7차례의 실패 끝에 페로 합금 주조시장의 세계원천기술인 무파쇄 주조기 기술의 기술고도화 및 상용화를 이뤄냈으며 2019년 카자흐스탄과 미국 등에 수출했다. 현재 5조 원 시장 중 견적금액만 4000여억 원에 이른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45년간 제철현장 경험 또한 쌓아 올리며 2016년에 철강 포장결속기의 핵심기술이자 해외 대기업만이 가지고 있는 결속기 헤드 기술을 뛰어넘어 업계 최초 전기로 사람과 같이 결속력을 가변하는 스마트헤드를 개발해 상용화 및 판매에 성공했다. 현재까지 포스코와 동부제철, 현대제철과 인천스틸, 코일센터인 영진철강 등 국내 업체 외에도 포스코 인도, 베트남, 인도 타타제철소, 중국 제철소 납품까지 성공하는 성과를 거뒀다.

㈜제이피에스 스마트 헤드.

여 대표는 “세계원천기술인 무파쇄주조기와 더불어 코일 포장용 결속 헤드모듈 제품 개발까지 총 200여억 원을 들이며 인고의 시간을 거쳤다”며 “보수적인 철강업계에서 이를 받아들이기까지 긴 시간이 소요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예상치 못한 수출 대금 미회수와 공사 지연으로 한때 부도 위기까지 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여 대표는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집념으로 기술에 투자했던 시간들이 헛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여 대표는 “독자 기술을 갖춘 중소 제조기업 만이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기술 투자를 아끼지 않은 덕분에 지금의 글로벌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대통령상 수상 이전엔 산업설비 쪽에선 받기 어려운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NEP(new excellent product) 인증을 2019년 말 획득했다. 제이피에스는 7년 전부터 IP 관리팀을 운용해 특허를 체계화시킨 기업으로서 무려 73개의 국내외 특허를 보유 중이다. 2021년 말이면 100건에 육박할 것이라고 여 대표는 내다봤다.

대통령상을 수상한 코일 포장용 결속 헤드모듈을 사용할 경우 포장물의 두께나 위치, 특성에 따라 사람처럼 힘을 주는 정도를 다르게 해서 포장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기존 헤드와 비교해 무게는 절반으로 줄었지만 결속력은 기존 제품보다 40% 이상 강하다. 또 소모성 부품은 3배 이상 긴 수명과 100배가 넘는 정비성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성 향상과 원가 절감 능력이 탁월하다. 여 대표는 “현재 특허 획득과 신제품 인증을 마치고 이미 상용화된 설비로 글로벌 철강 결속 설비의 새로운 기술 표준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 대표는 “주야장천 기술개발에 주력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특허 수와 기술신용평가(나이스기술평가 T-3)는 향상되는 반면 제품 상용화 및 시장의 검증을 받는 과정에서 매출 성장에 이르기까지 많은 금융적 부담이 발생해 재무신용은 상대적으로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예외적으로 주주 수, 특허의 가치와 해외특허 등록 여부 및 성장 가능성을 세분화해 독보적인 기술을 가진 기업이라면 재무조건을 풀고 우수 특허기술을 담보로 금융을 지원하는 등 기업 성장을 돕는 선택과 집중의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여 대표는 “이미 여러 현장에서 증명된 스마트헤드와 같이 한 시대를 앞서가는 기술을 국내 제철소에서 더 널리 쓰일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홍보·장려해준다면 중소제조기업의 가파른 성장과 더불어 국가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연 기자 j3013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