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릉역 건설 발표 고양 원흥지구… “수혜 지역” 집주인들 호가 올려 GTX지역 양주-일산서구도 들썩 3개 정차역 추가 예정 의왕시 등 확정도 안됐는데 집값 오르기도 “변수 많아 매수 여부 신중해야”
GTX 사업이 집값을 자극하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27일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지난해 말(12월 28일 조사) 대비 1월 셋째 주(18일 조사)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 상위 1∼10위 지역 중 8곳이 GTX 관련 지역이다.
이 기간 상승률 1위인 경기 양주시(4.12%)는 GTX-C노선 종점이 예정되어 있다. 2위 고양시 덕양구(3.45%)는 A노선 창릉역, 3위 고양시 일산서구는 A노선 킨텍스역 수혜 지역으로 꼽힌다. 인천 연수구(2.84%)와 경기 남양주시(2.1%)는 각각 GTX-B노선 종점역이 들어선다. 경기 파주시(1.94%)도 A노선 종점역인 운정역이 신설된다. 수도권 교통난을 해소하고 서울 집중을 완화하기 위해 추진되는 GTX 사업이 집값 안정이라는 정부 정책 목표와 배치되는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2019년 정부가 검토하겠다고 밝힌 D노선 역시 정차역이 정해지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추진 여부조차 확정되지 않았는데도 집값에 영향을 주고 있다. 예를 들어 김포골드라인 장기역 인근 한 단지는 최근 전용 84m²가 7억500만 원에 거래되며 이전 최고가를 넘어섰다. 김포시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며 전체 아파트값 상승률은 한풀 꺾였지만 D노선 기대감이 반영된 단지는 가격이 올랐다.
전문가들은 저금리로 불어난 유동성에 유망한 투자처를 찾는 수요가 교통망 확충 사업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유튜브 등 온라인으로 정보가 빠르게 공유되는 투자 환경도 집값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GTX는 급행철도여서 기존 철도망과 다를 것이란 기대감이 있고, 2, 3기 신도시 개발과도 맞물려 저평가된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고 있다”며 “광역교통망 사업은 완공까지 관문이 많고 오래 걸려 매수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