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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정상화 촉구 역사적 선례 만들었다” 마지막까지 자화자찬하며 떠난 추미애

입력 | 2021-01-28 03:00:00

27일 이임식… ‘개혁’ 21차례 언급
‘수사지휘권 6차례 발동’ 자평… “저항하는 크고 작은 소란 있었다”
文대통령, 박범계 법무장관 임명




“사문화됐던 장관의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권한을 행사해 검찰의 정상화를 촉구하는 역사적 선례를 만들어냈다.”

취임 391일 만인 27일 퇴임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사진)은 이임사를 통해 지난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헌정 사상 초유의 ‘수사지휘권 6차례 발동’ 파동을 자화자찬했다. 추 장관은 징계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무리하게 윤 총장의 직무를 정지하고, 정직 2개월의 징계를 청구했다가 서울행정법원에서 두 차례나 패소했다. 추 장관은 지난해 12월 중순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추 장관은 이임사에서 ‘개혁’이라는 단어를 21번 사용하면서 자신이 검찰개혁을 했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윤 총장에 대한 징계 과정에서 있었던 검찰 안팎의 비판 등을 염두에 둔 듯 “개혁에 저항하는 크고 작은 소란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영원한 개혁은 있어도 영원한 저항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을 언급하며 “법제도적 측면에서 확고한 성과를 이뤄냈다”고도 했다. 서울동부구치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에 대해서는 “매우 뼈아픈 일이지만 우리로서는 수감자의 인권 실태와 수감 시설의 열악한 환경을 되돌아보는 소중한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신속하게 출입국을 관리하고, 방역 저해 사범을 엄단한 것을 성과로 꼽았다. 수도권의 한 차장검사는 추 장관의 이임사에 대해 “어떻게 마지막까지 본인 말만 하고 가느냐”며 “언급할 가치도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추 장관은 이임식을 마치고 정부과천청사를 떠나던 중 청사 정문 인근에 모인 지지자들을 발견하고 차에서 내렸다. 지지자들로부터 감사패를 전달받은 추 장관은 눈물을 흘리며 “검찰개혁이라는 대장정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희생하셨고, 한명숙 전 총리가 온갖 고초를 겪으셨고, 조국 전 장관이 가족까지 수모를 당하는 희생을 하셨다”며 “제가 깃발을 넘겨받았을 때 그 깃발이 찢기더라도 여러분이 ‘다시 꿰매주시겠다’는 마음으로 힘찬 응원을 보내주셨다. 순간순간 저에게 큰 용기가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7일 오후 5시 30분경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임기 첫날인 28일 박 장관은 첫 일정으로 서울동부구치소를 방문해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위은지 wizi@donga.com·황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