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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형제의 난’ 금호家 이번엔 ‘조카의 난’

입력 | 2021-01-29 03:00:00

박찬구 회장 조카 박철완 상무
“삼촌과 지분 공동 보유 관계 끊겠다”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 조카인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박 회장과 특수관계인으로 지분 공동 보유 관계를 갖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2대 주주인 조카 박 상무가 홀로서기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10년 전 ‘형제의 난’으로 시련을 겪은 금호가(家)가 ‘조카의 난’으로 다시 친족간 경영권 분쟁에 휩싸이는 분위기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박 상무는 최근 배당 확대, 이사 교체 등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아 주주 제안을 발송했다. 박 상무는 27일 “기존 대표보고자(박 회장)와 공동 보유 관계 해소에 따른 특별관계 해소 및 대표보고자 변경으로 신규 보고한다”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발표했다.

박 상무는 “이사 및 감사 선임·해임, 정관 변경 등 주주로서 권리를 행사하고자 지분을 갖는다”고 지분 보유 목적을 밝혔다. 삼촌인 박 회장 특수 관계인으로서가 아니라, 별도의 주주로 갈라서 지분권을 행사하겠다는 의미다.

박 상무는 박찬구 회장 형인 고 박정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외아들이다. 금호석유화학 지분 10%를 보유해 개인으로는 가장 많은 주식을 갖고 있다. 박 회장은 6.7%만 보유했지만 아들 박준경 전무(7.2%), 딸 박주형 상무(0.9%) 몫을 더해 최대주주 역할을 해 왔다.

재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한진그룹에 매각된 후 오너 일가인 박 상무가 금호가에 사실상 유일하게 남은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회장과 결별한 박 상무는 3월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 등을 놓고 박 회장과 갈등이 불가피해졌다. 최근 금호석유화학 지분 3, 4%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진 건설업체 IS동서 등과 연합해 표 대결에 나설 것이란 분석도 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