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5부(부장판사 이성호)는 이날 소송에서 “13억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사건의 재심을 맡은 박준영 변호사(오른쪽)와 진범을 체포했던 황상만 전 군산경찰서 형사반장이 이날 선고공판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1.13/뉴스1 © News1
지난 2000년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1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피해자가 정부와 당시 수사 담당 형사, 진범에 대해 불기소처분을 한 검사로부터 13억원의 배상 판결을 받은 가운데 경찰관 이모씨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30일 법원에 따르면 이씨는 전날(2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5부(부장판사 이성호)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법원은 지난 13일 정부와 이씨, 당시 검사였던 김모씨가 피해자 최모씨에게 13억원을 배상하고 가족들에게도 3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어 “허위자백 외에는 객관적으로 부합되는 증거가 없는데도 오히려 부합되지 않는 증거들에 끼워 맞춰 자백을 일치시키도록 유도해 증거를 만들었다”며 “사회적 약자로서 무고한 최씨에 대해 당시 시대적 상황을 아무리 고려하더라도 전혀 과학적이지도 않고 논리적이지도 않은 위법한 수사를 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담당 형사 이씨와 검사 김씨는 13억원의 배상액 가운데 약 2억6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또 가족들에게 책정된 배상액 3억원 중 이씨와 김씨 각각 6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약촌오거리 사건은 2000년 8월 전북 익산 약촌오거리 소재 버스정류장 앞길에서 택시기사가 흉기에 찔려 살해된 사건이다. 당시 다방 배달일을 하던 15세 소년 최씨는 경찰의 폭행 등 가혹행위 때문에 허위자백을 했고, 재판에 넘겨져 징역 10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사건 발생 3년 뒤인 지난 2013년 경찰은 진범이 따로 있다는 첩보를 확보해 재조사에 착수했다. 임모씨는 “사건 당일 친구 김모씨가 피 묻은 칼을 들고 집으로 찾아와 범행을 저질렀다. 자신이 칼을 숨겨줬다”고 진술했다.
지난 2010년 3월 만기출소한 최씨는 2013년 재심을 청구했다. 법원은 2016년 11월 “당시 수사·재판과정에서 최씨가 한 자백이 허위일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고, 검찰은 선고 4시간 만에 김씨를 체포해 재판에 넘겼다. 김씨는 2018년 징역 15년을 확정받았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