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지난해 12월29일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12.29/뉴스1 © News1
김종철 전 대표로부터 성추행 사실을 공개한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30일 “가해자에 형사고소를 진행하지 않은 이유는 그게 필요하지 않다고 피해자인 저 스스로 회복에 있어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장 의원은 이날 오후 KBS 9시 뉴스 인터뷰에서 ‘성범죄 친고죄 폐지에 앞장서 온 정의당이 달라졌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지난 25일 김 전 대표의 성추행 사실이 공개된 이후 첫 언론 인터뷰다.
장 의원은 “형사고소란 절차는 성범죄에 있어서 피해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명확한 하나의 수단”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당을 통한 공동체적인 해결 방식을 선택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제가 정의당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제가 가진 공인으로서의 책무를 생각할 때 가해자를 명확히 형사고발해 법적 책임을 지게 하는 게 도리라고 하는 것은 알고 있고, 그런 의견에 공감하는 바도 있다”고 했다.
다만 “제가 저 자신의 일상을 회복하는 길에 있어서 형사고소를 진행하는 게 제게 가져다 줄 여러 고통들, 쏟아질 2차 가해와 여러 관심과 끝없이 제가 당한 피해를 소명하고 설명하는 절차들을, 그 지난한 재판과정에서 겪어야 할 고통을 제가 겪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 활빈단이 지난 26일 김 전 대표를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것과 관련해서는 “그런 걸 진행하는 과정에 있어서 피해자 의사를 존중하지 않고 이뤄진다면, 그게 과연 우리 사회에 있어서 피해자를 존중하는, 성범죄를 없앤다는 노력의 진정한 일환인가”라고 재차 비판했다.
장 의원은 “이 부분에 대해서 저는 다시 한 번 명확하게 제 의사를 존중하지 않은 행동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싶다”며 “존중해주시라, 요청드린다”고 했다.
그는 “가해자들이 어디서 실패하는가에 주목해야 한다”며 “많은 사람들이 피해자는 피해자다운 모습이 정해져있고, 가해자는 어떤 사람만 그런 것을 저지르고, 어떤 사람은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하는데 그건 성폭력에 대해 우리가 가진 하나의 편견”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장 의원은 내달 1일 문을 열 2월 임시국회를 시작으로 일상으로서의 복귀 첫발을 뗀다고 밝혔다.
그는 “일종의 선언으로 봐주셔도 괜찮을 거 같다”며 “여러분들이 걱정과 위로, 응원을 많이 보내주셨는데 그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기도 했다”고 했다.
이어 “우리 사회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란 초유의 재난을 맞아 정치권이 풀어내야 할 숙제들이 많고, 그 안에서 제가 해낼 역할들이 있다”며 “의원으로서 책무를 다하기 위해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