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제3지대 경선’을 제안했다.
금 전 의원은 31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공연장 ‘프리즘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각 당의 경선 진행 기간 동안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제3지대 경선’(금태섭-안철수 단일화 경선)을 제안한다”고 했다.
이어 금 전 의원은 “경선 룰을 둘러싼 볼썽사나운 샅바 싸움은 치우고 서울 시민을 위한 진짜 문제를 놓고 각자의 입장을 이야기하면 이번 선거를 확실한 변화로 계기로 만들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금 전 의원은 “이번 선거는 집권세력의 오만과 폭주를 견제하는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거기에 국민의힘과도 공통점이 있고 힘을 모을 수 있다”고 야권 후보 단일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출마선언을 준비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려고 했다. 지적하고 비판할 거리가 너무나 많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좀 더 깊이 고민하면서 생각을 바꾸게 됐다. 과거보다는 미래를, 남 탓보다는 통합을 얘기하고 싶다”고 했다.
금 전 의원은 이날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 취업 취업준비생 등을 위한 지원 공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자영업자들이 쓰러지지 않고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버틸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며 “매출감소폭을 기준으로 차등 지급되겠지만 기본적으로 월 임대로의 80%에 해당하는 200만 원 상당을 6개월 동안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 전 의원은 “노동시장 진입의 어려움이 매우 오래 지속될 수 있다”며 ““청년 구직활동 지원금을 월 50만원씩 6개월 동안 지급하겠다”고 했다.
이하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문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금태섭입니다.
저는 오늘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합니다.
우리의 미래를 위한 변화의 새 판을 열어야 하는 선거입니다.
그러나 정치권은 전혀 달라지지 않고 오래된 싸움만을 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자신의 책임으로 인한 보궐선거에 당헌을 고쳐가며 후보를 내는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에서는 서울시장직을 스스로 걷어찬 후보, 총선 대참패에 책임이 있는 정치인들이 후보로 나서고 있습니다.
변화의 서막은커녕 과거와 똑같은 사람, 똑같은 장면의 반복에 시민들은 기대를 접고 오히려 불안과 걱정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향후 4-5년은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침체에 빠진 서울이 새롭게 도약하기 위한 혁신적 변화가 절실합니다.
위기에도 대응해야 합니다.
코로나로 인한 당장의 고통도 힘들지만, 환경과 기후문제, 더욱 극심해지는 양극화, 4차 산업의 도래로 사라져가는 일자리 등 상상하기 힘든 어려움이 또 찾아올 것입니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장애물을 극복할 태세를 갖추어야 합니다. 이 엄중한 시기를 오래되고 낡은 정치에 맡길 수는 없습니다.
원칙을 지키고,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리더가 필요합니다.
시민들과 소통하면서, 함께 머리를 맞대고 미래를 고민하는 논의의 장을 만들 수 있는 시장이 필요합니다.
소신의 정치인, 저 금태섭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를 통하여 서울의 새로운 변화를 열어가겠습니다.
낡고 오래된 정치의 벽에 균열을 내고, 참신한 정치의 출발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함께 행복하고, 더 살기 좋은 포용과 통합의 공동체를 가꾸겠습니다.
서울에서부터, 저 금태섭이 해내겠습니다.
사랑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재난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닥치지 않습니다.
재난은 사회적, 경제적 약자를 먼저 공격합니다.
벼랑 끝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의 한숨소리가 들립니다.
제가 출마선언을 하고 있는 이곳 프리즘홀은 서울의 자영업, 그 가운데서도 가장 큰 고통을 겪고 있는 문화예술계의 어려움을 상징하는 곳입니다.
안정된 직장은커녕 알바 자리마저 막혀버린 청년들의 절규가 들립니다.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과 아이들의 간절한 호소가 들립니다.
택배 노동자, 플랫폼 노동자를 비롯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통은 또 어떻습니까?
저는 코로나19 재난이 남긴 상처를 치유하고, 민생을 회복하는데 저의 온힘을 다 바치겠습니다.
오늘부터 66일 후, 저 금태섭이 서울시장이 되면 당장 많은 것들이 바뀌게 될 것입니다.
첫 번째로, 디지털 부시장 제도를 신설하겠습니다.
우리에게 닥칠 위기는 이번이 마지막이 아닙니다.
주기적인 감염병의 유행, 기후위기로 인한 자연재해 등 예상하기 힘든 사태가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습니다.
자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위험을 조기에 차단해야 합니다.
빅데이터를 이용한 신속하고 유연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뉴욕시에도 CTO가 있고 런던시에도 CDO가 있지만
서울시 디지털 부시장은 대만의 오드리 탕 디지털 장관을 벤치마킹할 것입니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디지털 부시장에게 관련 인사, 조직, 시스템에 전권을 부여하겠습니다.
비단 재난 대비만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평상시에도 교통, 복지, 교육,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 시민들이 자유롭고 편리하게 공공 빅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합니다.
디지털 부시장과 스마트 서울을 위한 인프라 구축, 그것이 1년 남짓한 이번 시장 임기 동안 제가 반드시 해낼 첫 번째 약속입니다.
둘째, 자영업자들이 쓰러지지 않고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버틸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매출감소폭을 기준으로 차등 지급되겠지만, 기본적으로 월 임대료의 80%에 해당하는 200만원 상당을 6개월 동안 지원하겠습니다.
기존의 시혜적인 일시 지급이 아니라 계획을 짜고 재기를 기약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지원을 하겠습니다.
셋째, 작년 봄 이후 사라진 청년 긴급지원을 재개하겠습니다.
코로나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사람들은 첫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 2030 세대입니다.
노동시장 진입의 어려움이 매우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청년 구직활동 지원금을 월 50만원씩 6개월 동안 지급하겠습니다.
넷째, ‘서울형 공공재개발’을 추진하겠습니다. 주택정책은 재건축, 재개발을 중심으로 추진되어야 합니다. 서울은 가용 토지가 부족해서 고밀도 복합이용도시로 개발해야 합니다.
기존의 재개발 지정 해제지역 393개소를 포함하여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공공재개발을 과감하게 확대하겠습니다.
또한, 서울시민의 생애 첫 주택 마련, 서울시민의 생애 첫 전세 마련을 지원하겠습니다.
다섯째, 인권의 글로벌 스탠다드를 반영한 ‘서울인권조례’를 다시 만들겠습니다.
서울이 더욱 발전하려면 이제 세계 도시의 모범이 되어야 합니다.
다양한 시민들이 함께 살아가는 도시, 다원적 민주주의는 저의 오래된 소신입니다.
사회적 약자와 성소수자, 장애인을 비롯해 서울시민은 그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인간으로서 동등한 존엄과 평등의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여섯째, 7월 1일부터 시작되는 자치경찰제가 잘 뿌리내리도록 하겠습니다.
자치경찰제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정치적 중립성 훼손, 지역 토착세력과의 유착, 무사안일이 기승을 부릴 위험성이 있습니다.
정인이 사건, 이용구 차관 사건이 되풀이되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가장 공정하고 중립적인 인사들로 자치경찰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을 임명해야 합니다.
이 문제에 있어서 모든 후보 중에서 제가 가장 적임자라고 자부합니다.
마지막으로, 서울시정의 정치화를 차단하겠습니다.
시청 6층이 선거캠프 노릇을 하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별정직 공무원들과 산하기관이 여의도 정치의 교두보가 되지 않게 만들 것입니다.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하겠습니다.
시장의 개인 취향을 구현하는 시정도 끝내겠습니다.
낡은 집 담벼락에 벽화를 그리고 도시재생이라고 부르는 일,
미래문화유산이라고 포장하면서 재건축 아파트 한 동을 남기라고 강요하는 일,
전임 시장의 손때가 묻었다는 이유로 한강다리 공사를 10년 이상 질질 끄는 일은 사라질 것입니다.
여의도와 용산 도심 재개발 같은 큰 사업을 공개해놓고 청와대 눈 부라림 한 번에 주워 담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빛은 언제나 존재합니다.
우리가 그 빛을 바라볼 용기가 있다면.
우리가 그 빛이 될 용기가 있다면.”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을 빛낸 청년 계관시인 어맨다 고먼의 시 〈우리가 오르는 언덕〉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어맨다 고먼의 시는 트럼프 시대가 초래한 분열과 후퇴를 극복하기 위해 통합을 실현하기 위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통합을 향한 저의 평소 소신을 밝히고자 합니다.
출마선언을 준비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려고 했습니다.
지적하고 비판할 거리가 너무나 많습니다.
그러나 좀 더 깊이 고민하면서 생각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과거보다는 미래를, 남 탓보다는 통합을 얘기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진영논리, 편 가르기를 극복하고, 상식과 원칙이 바로 선 정치의 새판을 열기 위해서는
두렵지만, 누군가는 용기를 갖고 시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검사로, 또 정치인으로 일하는 동안 일관되게 원칙과 소신을 지키며 살아왔습니다.
제가 한 말과 쓴 글에 책임을 져 왔습니다.
항상, 목소리를 내기 힘든 분들, 진실을 말했다는 이유로 핍박받는 사람들의 옆에 용기를 내서 함께 서 있었습니다.
쉬운 길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저에게 생겨난 것은 반격하자는 마음, 갚아주겠다는 마음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지겨운 판을 바꾸자!
내 편만 챙기고 상대방을 쳐부수어야 할 적으로 보는 편 가르기를 끝내자!
그래야 민생이 산다.
그게 진짜 정치가 해야 할 일이다.
이런 굳은 각오를 다지게 되었습니다.
거대도시 서울이 부딪히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자유롭게 토론하고 협력하면서 해답을 찾아나가야 합니다.
그 누구도, 정답을 항상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재난 극복을 위해서, 민생을 위해서, 보다 나은 삶을 위해서 통합과 협치의 기반이 먼저 만들어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합리적인 정치, 상식에 맞는 정치가 되살아나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소신을 가지고 일관되게 원칙을 지켜온 저, 금태섭이 그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적임자라고 감히 자부합니다.
제가 바꾸겠습니다.
그런 취지에서 이 자리를 빌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제안 드립니다.
지금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기 경선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각 당의 경선 진행 기간 동안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제3지대 경선’(금태섭-안철수 단일화 경선)을 제안합니다.
진짜 민생을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오래된 정치를 어떻게 바꿀지, 진지하게 토론합시다.
경선 룰을 둘러싼 볼썽사나운 샅바 싸움은 치우고 서울시민을 위한 진짜 문제를 놓고 각자의 입장을 솔직히 얘기합시다. 그러면 이번 선거를 확실한 변화의 계기로 만들 수 있습니다.
3월초까지 매주 한 번씩만 주제를 정해서 토론을 해도 네 다섯 번은 할 수 있습니다.
시민들로부터 궁금한 점에 대한 질문도 제한 없이 받고 답을 드리도록 합시다.
그 후 시민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드립시다.
서울시민들은 그런 토론을 지켜보고 후보를 고를 자격과 권리가 있습니다.
저는 단일화 논의를 위해 언제든, 어디서든 안철수 후보를 만날 용의가 있습니다.
존경하는 서울 시민 여러분!
우리는 재난과 싸워 이겨야 합니다.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도와야 합니다.
우리가 사는 도시를 더 살기 좋고 행복하고 안심할 수 있는 공동체로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내일을 위해서 힘을 모아야 합니다.
서울의 대변화를 이끌겠습니다.
모두가 함께 행복한, 더욱 자유롭고 공정한 서울을 위해 힘차게 전진하겠습니다.
소신의 금태섭, 서울을 바꾸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