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성희롱, 괴롭힘 실태 © 뉴스1(직장갑질119 제공)
“저는 술을 못하지만 술을 안 마시면 상사가 소리를 질렀습니다. 회식 자리에서 성추행하거나 자취방까지 스토킹을 하는 일도 추가로 일어났으나 회사에서는 사건 접수를 하지 않았습니다.”(직장갑질119에 접수된 사례 중)
노동단체 직장갑질119가 직장 내 성희롱을 신고하는 제보메일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가해자가 피해자보다 우위에 있는 ‘위계 관계’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직장갑질119가 2017년 11월~ 2020년 10월 접수된 직장 내 성희롱 제보메일 364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324건(89%)은 가해자가 피해자보다 우위에 있었다. 특히 가해자가 사업주, 대표이사 등 사용자인 경우는 107건(29.4%)이었다.
피해자는 주로 여성(83.2%)이었다. 하지만 남성도 12.9%로 적지 않았다. 직장갑질119는 남성도 행위자보다 직급이 낮거나 차별적 지위에 있다면 피해자가 되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성희롱을 당했지만 신고했다는 비율은 37.4%(136건)에 불과했다. 신고하지 않았다는 비율은 62.6%(228건)에 달했다.
성희롱 신고 사례(136건)를 분석했더니 신고 후 불이익을 받은 비율은 90.4%(123건)였다. 신고에도 불구하고 묵인, 방치 등 사업주가 ‘조치 의무를 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41.5%(51건)로 나타났다.
직장갑질119는 “현행법에는 직장 내 성희롱 피해 구제에 대한 규정이 없다”면서 “피해자가 객관적이고 실효성 있는 독립 기구를 통해 실질적인 구제를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