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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서도 “푸틴은 도둑놈”…1000여명 구금

입력 | 2021-01-31 20:26:00


일요일인 31일 수도 모스크바를 비롯한 러시아 전역에서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는 ‘반푸틴’ 시위가 벌어졌다.

모스크바에선 이날 낮 12시(현지시간)쯤부터 수백 명의 시위대가 모여 “자유!”와 “푸틴은 도둑놈”과 같은 구호를 외치며 도시 중심부를 행진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앞서 모스크바 경찰은 도시 중심부에 수백 명의 경찰을 집중 배치해 시민들의 이동을 통제하고 7개 지하철역을 폐쇄하는 등 시위를 무력화하기 위해 만전을 기했지만 시위대가 모이는 것을 막지 못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위자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시위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당국의 완전한 무법행위에 신물이 난다”고 밝혔다.

이날 시위는 극동 블라디보스토크, 시베리아 노보시비르스크 등 러시아 전역에서 일어났다. 특히 시베리아 야쿠츠크에선 영하 42도의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수십 명의 시위대가 모였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독극물 중독으로 의식을 잃기 전 나발니가 방문했던 시베리아 톰스크에서도 시위대가 러시아 국기를 흔들며 “나발니를 석방하라”는 구호를 외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러시아 인권감시단체 OVD-인포(OVD-Info)는 이날 시위로 현재까지 모스크바에서만 142명을 포함해 총 1009명이 구금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4000명 이상이 구금됐던 지난 주말 시위와 비교하면 그 규모는 상당히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이날 모스크바에 약 300명이 모였다고 전했다.

러시아 내무부는 이날 열리는 시위를 불법 시위로 규정하고 강력한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해 8월 독극물에 중독돼 독일에서 치료를 받은 뒤 5개월 만인 지난 17일 귀국하자마자 체포돼 구금됐다.

나발니는 독살 시도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 정부를 지목했지만 푸틴 대통령은 이를 부인하면서 자신들이 의도했다면 임무를 완수해 나발니는 죽었을 것이라는 해명을 했다.

러시아 교정당국은 나발니가 집행유예 의무를 위반했다며 법원에 집행유예 판결 취소 및 실형 전환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나발니는 지난 2014년 프랑스 화장품 회사 이브 로셰의 러시아 지사 등으로부터 3100만루블(약 4억6000만원)을 횡령해 사기 혐의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