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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탄핵’ 출구전략 찾는 바이든

입력 | 2021-02-01 03:00:00

상원 통과 가능성 낮고 실익 없어
경기부양안-내각 인준이 더 급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집권 민주당에 9일부터 실시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상원의 탄핵 심판을 최대한 빨리 끝낼 것을 주문했다고 정치매체 더힐 등이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퇴임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 정치적 이득이 크지 않은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양안 통과, 내각 인준 등이 우선이라며 일종의 출구전략을 모색하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워싱턴 정계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탄핵보다 자신의 집권 첫 100일이 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을 극복해 전무후무한 4선 대통령이 됐던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취임 100일과 비슷하게 보이는 것을 더 원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대공황 와중에 취임한 루스벨트 대통령은 첫 100일간 금본위제 폐지, 긴급구호법 등 15개의 주요 정책을 실시해 경제위기 극복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또한 취임 10일 만에 45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전임자 탄핵에 대해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는 모호한 입장을 취해 왔다. 지난달 25일 “탄핵 심판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has to happen)”고 언급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개인에 대한 비판 등은 가급적 자제했다. 민주당 내 강경파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4년 대선 출마 등을 막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상원에서 탄핵안 표결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상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낮은 현실과도 무관하지 않다. 현재 민주당과 공화당은 상원 100석 중 각각 50석을 보유하고 있다. 탄핵을 위해서는 전체 3분의 2인 67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지난달 26일 “퇴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합법적이냐”를 두고 진행된 상원 투표에서 공화당 의원 중 불과 5명만이 찬성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하원의 탄핵소추안에 찬성한 일부 공화당 의원은 역풍을 맞고 있다. 보수 성향이 강한 남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공화당 지역위원회는 지난달 30일 톰 라이스 하원의원에 대한 불신임안을 결의했다. 라이스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탄핵안에 찬성한 10명의 공화당 하원의원 중 한 명이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