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후보 릴레이 인터뷰]<5> 오세훈 前서울시장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오른쪽)이 31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여행관광업계에 종사한 이기택 씨(왼쪽)와 관광특구 명동의 가게들을 살펴보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거리 두기 매뉴얼을 업종별로 달리 만들어야 한다”며 중소상공인 대책을 제시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 논란 끝에 서울시장에서 스스로 물러난 뒤 10년 만에 재도전에 나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3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용산 그랜드 플랜’을 이번 주 현장에서 공개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31조 원 규모로 ‘단군 이래 최대 사업’으로 불렸던 서울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은 오 전 시장이 재임 시절 구상했던 ‘미완의 꿈’과 같다. 오 전 시장은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부동산 정책을 평가할 땐 “신인 리스크가 초래한 대참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오 전 시장과의 일문일답.
○ “문재인 박원순은 ‘신인 대참사’ 사례”
―오 전 시장은 과거 두 차례나 서울시장에 당선된 승리의 경험이 있다. 그때와 비교해 서울의 시대정신은 어떻게 달라졌나.
―대선을 준비하다 올해 갑자기 서울시장 출마로 선회한 이유는….
“이번에 지면 내년 대선엔 야당은 후보도 못 낸다는 설득과 절박함이 크게 다가왔다. 특히 서울시정에 대한 경륜 측면에서 ‘당신이 가장 경쟁력이 있는데 정치인 오세훈만을 고집하지 말고 버리라’는 현장의 시민들 얘기를 거부할 수 없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나경원 전 의원과 오 전 시장을 ‘옛날 사람’이라고 했다.
“신인과 경쟁하는 ‘용광로 경선’을 강조한 전략적인 발언으로 좋게 해석한다. ‘옛날 사람’이란 경험으로 무장돼 취임 첫날부터 능숙하게 행정을 할 사람이라는 말이다. 그동안 시민단체만 했던 박원순 전 서울시장,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비서실장 외엔 공직 경험이 없는 문재인 대통령 때문에 국가적 재난에 가까운 주택 대참사를 겪고 있지 않나.”
“용산에 주택이 들어가는 건 최소화해야 한다. 내가 발표했던 용산 개발 비전이 2008년 국제금융위기로 유야무야됐지만 이제는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의도와 용산을 잇는 이 지역은 서울의 중심이 될 수 있는 곳이다.”
―여야 후보 모두 부동산 정책을 경쟁적으로 내놓는 ‘부동산 선거’ 양상이다.
“수십 년 동안 서울에 380만 채를 지었는데 ‘5년간 주택 74만6000채를 공급하겠다’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공약은 꿈같은 얘기고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토지임대부로 공공주택 30만 채를 짓겠다는 건 송파구 면적만 한 땅이 필요하다. 전문가들 얘기라고 비판 없이 받아 내놓고도 부끄러운 줄 모른다.”
―‘문재인 보유국’ 등을 거론한 더불어민주당 박 전 장관과 대립이 잦은데….
○ “안철수 때문에 경선 그만둘 일 없다”
―안 대표의 입당을 건 ‘조건부 출마’ 논란은 정치적 실책 아닌가.
“단일화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는 절박하고 순수한 의지를 표현한 것인데 ‘정치 초딩’이라는 주변의 비판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안 대표는 ‘중딩’ 수준이다. 안 대표에게 입당이나 합당 제안을 하고 열흘이나 시간을 줬는데 지금 계속 ‘빨리 협상팀을 만들자’고 연일 주장하는 것도 정치 공세다. 이제 안 대표가 입당하거나 경선에 참여한다고 내가 중도 하차할 일은 없다.”
―당내 경선에선 ‘중도는 없다’고 한 나경원 전 의원이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보인다.
“당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고 나가겠다는 선언이다. 총선 직전 1년 동안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체제로 당을 이끌었고 그 성적표가 지난 총선 결과 아닌가. 중도로의 외연 확장이 필요한 시점에서 그렇게 나오면 오히려 총선 참패 책임론이 등장할 것이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