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 난입 사태 때 법과 질서를 수호해야 할 경찰과 군인이 비번이나 휴가 상태에서 다수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의사당 난입 후 사진을 찍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2명의 버지니아주 경찰관. 이들은 해고됐고 제한구역 침입, 연방기물 파손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워싱턴 연방검찰 웹사이트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We need additional boots on the ground.”
청문회에 출석한 요가난다 피트먼 의회 경찰국장대행은 부실 대응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하지만 사태 발생 후 신속하게 지원 병력을 요청했다는 점은 분명히 밝혔죠. 책임을 지고 물러난 스티븐 선드 경찰국장이 연방경찰과 주방위군 등에 “우리는 추가 파병이 필요하다”고 연락했다는 겁니다. ‘Boots on the ground(지상의 군화)’는 매우 쓰임새가 많은데요. 직역으로 ‘지상군(육군)’을 의미하기도 하고, 더 넓게 ‘(전장에 발을 들여놓는) 파병 병력’을 말하기도 합니다. 정치나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집집마다 찾아다니는 등 허드렛일을 마다하지 않는 ‘현장 인력’을 의미하죠.
이번 사태로 시위대에서 4명, 경찰에서 2명이 사망했습니다. 적지 않은 인명 손실을 초래한 경찰의 허술한 대응에 대해 보고받은 의원들은 기가 막혔겠지요. 한 의원은 말합니다. “더 많은 인명 손실이 없었던 것을 뜻밖의 행운이라고 해야 하나.” ‘Dumb luck’은 그냥 ‘luck’보다 좀 더 어처구니없고, 의도치 않은 행운을 말합니다. 대신 ‘blind luck(눈이 먼 행운)’을 쓰기도 하죠. 미국 영화 제목이기도 한 ‘serendipity(세렌디피티)’도 비슷한 의미입니다.
△“We need to get to the bottom of this.”
청문회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의 반응에 온도차가 있었습니다. 경찰의 부실 대응을 비판한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친(親)도널드 트럼프 성향이 강한 공화당은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트럼프 지지 시위대를 마구 몰아세우기는 힘든 처지죠.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폭력시위대를 끝까지 추적해 색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Get to the bottom of(바닥까지 가다)’는 우리나라 정치권에서도 자주 들리는 말인데요.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