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세계에 디지털 영상을 덧씌우는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기술이 점차 활용폭을 넓히고 있다. 등장 초기에는 단순히 신기한 흥미거리 정도로 인식되었지만 점차 기술이 정교화되면서 실제 산업현장에서 쓸 수 있을 정도의 수준에 도달했다.
특히 무선 네트워크 및 AI(인공지능) 등의 다양한 기술과 결합하면서 AR은 한층 활용도가 높아졌다. 이를테면 공장에 AR 플랫폼을 도입한 경우, AR 지원 스마트글래스나 헤드셋을 착용하고 공장 내부를 둘러보면 각 장비의 상태가 시각적으로 표시되어 손쉽고 안전하게 기기 관리 및 정비를 할 수 있다. 예전에는 SF영화에서나 나오던 장면이다.
국내 스타트업이 이런 산업용 AR 기술의 상용화에 성공, 본격적인 보급에 나서고 있다. 2019년에 설립된 ㈜딥파인(deepfine, 대표 김현배)의 주력 제품인 ‘아론(ARON)’이 그 주인공이다. 딥파인 아론은 스마트글래스 및 음성 AI 기술을 결합한 AR 플랫폼으로, 산업현장의 업무 효율성 항상 안전사고 예방에 효과적이다. 딥파인은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며 아론 구동용 스마트글래스는 다양한 제조사의 제품이 호환된다.
딥파인 아론을 이용한 원격 점검 (출처=딥파인)
본사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전문가가 직접 현장을 방문할 필요 없이 현장 작업자가 쓰고 있는 스마트 글래스를 통해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작업에 필요한 이미지나 동영상 문서 등을 AR을 통해 공유할 수 있으며, 현재 보고 있는 상황을 화상을 캡처하거나 녹화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그리고 음성 AI를 탑재하고 있어 손으로 직접 조작할 필요 없이 음성명령 만으로 각종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덕분에 양손을 항상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현장 작업자의 업무를 방해하지 않으면서 안전사고 위험도 줄일 수 있다. 시끄러운 현장에서도 정확하게 음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노이즈 캔슬링(잡음 제거) 기능도 탑재했다.
딥파인 아론이 적용된 경기도청의 원격 안전점검 시스템 (출처=딥파인)
딥파인은 SK텔레콤으로부터 유망 스타트업으로 선정된 바 있으며 SKT 클라우드 사업부와 협력해 5G MEC(모바일엣지컴퓨팅) 관련 프로그램도 진행한 바 있다. 그 외에 일본의 유명 전기업체에 소프트웨어 납품계약을 맺는 등 해외 진출도 본격화했다.
딥파인의 이정민 선임연구원은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안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진 만큼, 사고 발생 빈도를 낮추고 근무자들의 피로를 덜 수 있는 AR 기반 솔루션은 한층 더 각광받을 것”이라며 “조만간 일반인들도 쉽게 쓸 수 있는 B2C 솔루션, 그리고 기능이 더 향상된 아론 2.0 버전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