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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개인적” 단서 붙여 부적절 발언 쏟아낸 통일부 장관

입력 | 2021-02-02 00:00:00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어제 “문재인 대통령 임기 중에 남북 정상회담이 한 번 더 이뤄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3월 한미) 군사훈련이 연기돼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물꼬를 틀 수 있다면 그 방향을 선택하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한미 연합훈련 연기를 통해 또 한 차례의 정상회담 개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문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북한과 협의할 수 있다”고 밝힌 것에서 한발 더 나가 아예 연기 쪽으로 방향을 잡자는 주장이나 다름없다. 남북 정상회담은 이미 세 차례나 개최했지만 결국 실패로 끝났고, 이런 사이 북한의 핵위협은 높아졌는데 훈련 연기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북한은 문 대통령이 필요하다면 열 수 있다는 남북군사공동위원회에도 답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훈련 연기 주장은 대북 저자세가 아닐 수 없다. 이러니까 북한이 언제든 한국을 자신들이 뜻하는 대로 이끌 수 있다는 듯한 오만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게다가 이 장관의 발언은 현실과는 동떨어진 희망적 사고에 가깝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한미동맹을 강조하며 대북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마당에 남북협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실무회담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부정적이다. 그런데 정부는 여전히 북한과 ‘조건 없는 대화’에 몰두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 장관은 한미 훈련 연기를 개인적 생각이라고 했다. ‘원전 의혹’을 제기한 야당에 대해 “선거 때문에 저러나?”라고 본다며 역시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했다. 통일부 장관이 의혹에 대해 해명할 수는 있지만 “선거용” 운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지금은 김정은이 핵위협을 높이고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도발 억제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민감한 상황이다. 외교안보 부처 수장의 발언은 한층 무겁고, 정제돼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