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토지보상비 투자상담 현장 은행들 상담팀 꾸려 현장 누벼… “공모주-전기차 어떠세요” 추천 “양도세 부담 큰 현금보상은 좀”… 채권 수령-대토 보상 관심 급증
수도권 3기 신도시 중 최대 규모로 개발되는 경기 남양주시 왕숙지구 주민들이 개발 예정지를 둘러보며 하나은행 세무사(왼쪽)와 상담하고 있다. 은행 직원은 “과거엔 토지 보상을 받는 주민의 80% 이상이 현금 보상을 선호했지만 지금은 절세를 위해 대토 보상과 채권 보상을 원하는 주민이 40%가량 된다”고 말했다. 남양주=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공모주에 일부 투자하는 건 어떠세요. 주식에 투자하려면 전기자동차나 2차전지 관련 종목을 눈여겨보시는 게 좋습니다.”
A 씨 건너편에서 상담을 받던 주민 B 씨(49)도 은행 프라이빗뱅커(PB)에게서 주식 투자 관련 조언을 받고 있었다.
시중은행들은 시장에 풀릴 거액의 토지보상비를 유치하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부동산, 세무, 상속·증여, 자산운용 등 전문가들로 전담 조직을 꾸려 수도권 3기 신도시 현장을 누비고 있다. 하나은행 토지보상드림팀도 전문가 12명으로 팀을 꾸려 매주 3기 신도시 6곳을 2차례 방문해 투자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특히 최근엔 ‘세금 폭탄’을 피하기 위해 채권이나 대토 보상에 눈을 돌리는 주민들이 크게 늘었다는 게 은행 상담직원들의 얘기다.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가 토지 보상 고객을 대상으로 상담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절세 관련 문의가 70%가 넘었다. 채권 보상은 3년, 5년 만기 상품으로 보상받으면 최대 40%까지 양도세를 감면받을 수 있는 데다 만기 때까지 시간을 벌면서 적당한 투자처를 물색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
대토 보상의 경우 정부가 지난해부터 양도세 감면율을 15%에서 40%로 대폭 올리면서 최근 절세에 관심 많은 주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대토로 받을 토지 대상에 아파트 용지를 추가한 것도 유인책이 되고 있다. 박 센터장은 “경기 하남, 과천처럼 서울 강남권과 접근성이 좋은 곳의 경우 대토 보상 문의가 10명 중 3명꼴로 들어온다”며 “아파트 용지, 상가 지역은 A급으로 분류돼 대토 보상 경쟁이 치열하다”고 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