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인사들이 공화당을 ‘트럼프 숭배집단(cult)’이라 비난하며 줄이어 탈당했다. 지난달 국회의사당 공격 사태 이후 ‘내란 혐의’로 상원 탄핵 심판을 기다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이후 공화당의 내분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시 행정부에서 최고위층을 지낸 인사를 포함한 최소 12명은 공화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사기 주장을 제대로 차단하지 못했다며 당을 떠났다고 1일(현시 시간) 로이터가 보도했다.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사기 주장으로 인해 국회의사당 공격 사태가 일어났다며 공화당 지도부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을 제지하길 기대했다고 밝혔다.
공화당을 떠난 부시 행정부 인사들은 공화당이 더 이상 이전의 공화당이 아니라며 비판했다. 지미 구룰 전 재무부 테러리즘·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내가 알던 공화당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그들을 ‘트럼프 숭배집단’이라 부른다”고 맹폭했다. 이들은 당적 정리를 통해 탈당하고 일부는 당적 소멸을 방치하거나 무소속으로 재등록했다.
공화당 집권 당시 행정부에서 근무하던 이들의 연이은 탈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유산에 대한 공화당 내 갈등과 분열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공화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는 온건파와 열혈 트럼프 지지자 사이에 갇혀 있다”고 평가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