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 서울시장. 동아일보DB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북한 원전 문건’ 파일명에 v가 적힌 것을 두고 ‘v는 대통령을 뜻하는 vip’라고 주장했다가 비판을 받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결국 “유감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오 전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v에 대하여 버전(version)으로 보는 게 맞다는 의견들을 많이 받았다”며 “저의 입장에 혼란을 초래한 결과가 되어 안타깝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렇다고 문제의 본질이 달라지지는 않는다”며 “원전대북지원에 관한 저의 입장, 즉 대통령께서 직접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혀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 달라는 요청은 변함없다. 본질은 대통령이 이 문서의 보고를 받았느냐 여부이기 때문”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일제히 오 전 시장의 주장이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박주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문서 작업 한 번도 안 해보셨느냐”며 “지나가는 직장인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시라. 저건 ‘버전(version)’의 ‘v’인 것을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 동아일보DB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의원도 “갈수록 가관”이라며 “그렇다면 V3는 안철수 후보가 대권도전을 세 번 한다는 뜻이냐”고 물었다.
김원이 의원도 “눈을 의심했다. 가짜뉴스인 줄 알았다”며 “일상생활에서, 그리고 회사에서 v의 의미가 무엇인지 진정 모르단 말이냐? 회사생활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에게 물어보기만 하셨어도 이런 터무니없는 주장은 안 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원 의원도 “열심히 V 날릴 때 미리 알아봤어야 했는데”라며 “‘내가 보수를 몰락시켰다, 나는 대통령을 지지한다’ 맞죠?”라고 비꼬았다.
강선우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오 전 서울시장의 말대로라면 지금도 전국 곳곳, 세계 곳곳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되기 위하여 작성 중인 문건이 수만, 수억 건인 셈”이라며 “이 정도면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인지 코미디언 지망생인지 분간이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