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 ‘호스피스병동’ 코로나 장기화로 면회제한 길어지자 보호자-의료진 쌍방향 소통창구 개설 회진-입원생활 공유에 보호자 만족, 시스템 보완해 상반기 정식 도입기로
인하대병원 호스피스병동이 지난해 6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보호자 비대면 의사소통 채널이 호응을 얻고 있다. 의료진과의 비대면 소통 창구를 만들어 환자 상태를 가족들에게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아버지 안색이 며칠 전보다 훨씬 좋아지신 거 같지?”(부인)
“네. 아버지 안색이 정말 좋아지신 것 같아요. 엄마, 이제 아버지 걱정 좀 그만하세요.”(큰딸)
김모 씨(69)는 1일 인하대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호스피스병동)가 보내준 남편(72)의 모습을 휴대전화로 받아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남편은 폐암 말기로 최근 증상이 더욱 악화됐다. 암세포가 뇌까지 전이되면서 의학적 치료를 중단한 상태다. 남편은 현재 인하대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에 입원 중이다.
그런데 지난해 6월부터 인하대병원 호스피스병동이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과의 비대면 소통 창구를 만들어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환자 보호자 등 가족에게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보호자가 환자의 상태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회진 안내, 환자의 입원 생활, 프로그램 활동 사진 등을 카카오톡 대화 창구에 올리고 있다.
김 씨는 “간호사께서 남편의 발을 정성껏 씻기는 사진을 보고 고마운 마음에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며 “애들 아빠를 외롭지 않게 해주는 호스피스센터 관계자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마워했다.
인하대병원 호스피스 완화의료센터는 보호자가 카카오톡에서 ‘인하대병원 호스피스병동’을 추가해 쌍방향 소통을 하도록 했다. 채널 추가 뒤 채팅창에 환자 이름과 보호자란 사실을 알리면 병동 의료진과 소통할 수 있다.
인하대병원은 보호자와 환자의 반응이 좋은 만큼 ‘보호자 비대면 의사소통 채널’의 시스템 보완 작업 등을 거쳐 올해 상반기(1∼6월)에 정식 도입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감염 관리 차원에서 면회시간 제한이 한없이 길어지고 있어 보호자와 환자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이문희 인하대병원 호스피스 완화의료센터장은 “말기 암 환자와 가족의 아픔을 공유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깊은 사랑과 정성으로 돌보겠다”며 “보다 나은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가 되겠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