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아파트로 본 부동산대책] 1979년 준공땐 전용 76m² 2100만원… 2000년대 재건축 가시화에 시세급등 금융위기뒤 가격 곤두박질치기도… 전용 84m²는 지난달 24억원에 거래
은마아파트 집주인의 대출금은 평균 2억 원이 채 안 됐고, 10명 중 6명은 집을 10년 이상 갖고 있는 장기 보유자였다. 단기 매매자를 겨냥한 자금줄 죄기 식의 규제가 먹히지 않은 이유다. 30년 전 은마아파트를 산 뒤 지금까지 살고 있는 한 주민이 단지를 내려다보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평당가 68만 원, 동·호수 지정 선착순 계약!”
1979년 은마아파트가 준공될 당시 광고 문구다. 작은 평수인 31평형(현재 전용면적 76m²)의 분양가가 2100만 원 안팎이었다. 현재 같은 평형의 은마아파트 시세는 20억 원을 훌쩍 넘어섰다. 40년 사이 100배 수준으로 올랐다.
은마는 줄곧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대명사로 불리며 부동산 시장 흐름을 그대로 반영해 왔다. 시세가 급등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재건축이 가시화되면서다. 전국이 집값 급등에 몸살을 앓았던 때다. 정부는 은마 등 재건축 아파트를 집값 불안의 진원지로 보고 재건축을 규제했다. 그런데도 은마 시세는 2000년 2억 원에서 2007년 11억 원 이상으로 치솟았다.
정부는 이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분양가상한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강력한 규제를 잇달아 도입했다. 하지만 매물이 실종돼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부 거래를 통해 가격만 오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1∼6월) 내내 200∼300개 수준이던 은마아파트 매물은 지난해 7월 이후 급감해 이달 2일 현재 75개 수준에 그친다. 실거래 건수도 지난해 상반기 75건에서 하반기 21건으로 급감했다. 은마아파트 전용 84m²는 지난달 24억 원에 거래됐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