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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SK이노베이션의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기업 가치와 시장점유율이 급격히 오르고 있다. 그동안 후발주자라서 덜 주목받았지만 사업이 빠르게 자리잡으면서 3년 후에는 글로벌 3위 배터리 업체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일 코스피 시장에서 SK이노베이션은 전날보다 1500원(0.47%) 상승한 31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는 32만6500원까지 오르며 역대 신고가를 새로 썼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30일 주가(19만원)와 비교하면 올해 들어 67.1%나 급등했다. 지난해 2조5678억원의 적자를 낸 기업으로 생각하기 어려운 수치다.
이는 다른 정유사의 모습과 대조적이다. SK이노베이션처럼 정유·화학이 주된 사업인 에쓰오일의 주가는 올해 들어 3.9% 올랐다. GS칼텍스의 지주사 GS는 1.5% 올랐으며 현대오일뱅크의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는 14.8% 하락했다. 이 기간 동안 코스피 지수가 7.8%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유사 중 SK이노베이션만 웃었다.
실제로 SNE리서치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전세계에서 판매된 전기차에 2019년(2.1GWh)보다 3배 이상 많은 7.7GWh의 배터리를 공급했다. 이는 전세계 시장점유율 5.4%에 해당하는 것으로, 2019년 9위에서 6위까지 치고 올랐다.
그동안 국내 배터리 사업은 선두주자인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이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은 정유사업의 비중이 커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다. 여기에 설비 투자 등 초기 비용으로 수 년째 영업적자가 지속된 점도 우려를 키웠다. 하지만 사업이 안착할 조짐을 보이면서 성과가 점점 가시화됐다는 평가다.
늘어나는 수주 물량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달 29일에는 헝가리에 총 2조6000억원을 투자해 연산 30GWh 규모의 제 3공장의 건설을 결정하기도 했다. 그동안 SK이노베이션의 투자 결정은 수주 상황에 맞춰 10GWh 안팎으로 건설했지만, 이번처럼 대규모 공장을 건설하는 건 그만큼 수주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배경이라는 평가다.
증권업계는 후발주자였던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성장 속도가 경쟁사들보다 가파를 것으로 전망한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수주를 바탕으로 2024년 이후 글로벌 3위 배터리 업체로 등극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