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공부 잘했으면 배달하겠냐”…학원강사, 기사에 막말 논란 [e글e글]

입력 | 2021-02-03 10:11:00

녹취록엔 “그렇게 고생해서 천만 원? 난 일주일에 버는 게 천만 원”
누리꾼들 “제3자인 내가 들어도 화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서울에 위치한 한 어학원에서 여성 강사가 배달대행업체와 배달기사에게 막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배달기사들이 일부 아파트와 빌딩 등의 갑질로 인해 고충을 토로한 가운데 벌어진 일로 거센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3일 한 누리꾼은 유명 커뮤니티 게시판에 “우리 기사 중 한 명이 황당한 일을 겪고 멘탈을 못 잡고 억울해한다”면서 지난 1일 있었던 일을 공개했다.

그는 “라이더가 학원으로 배달을 갔는데 바쁘니까 내려가서 기다리면 배달비를 주겠다고 했다더라. 그 말에 라이더는 1층 밖에서 5~10분 기다렸고, 다른 오더를 받아 시간이 촉박해 다시 학원으로 올라갔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학원강사는 “바쁘니까 기다려라”는 말만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배달기사 역시 “나도 바쁘니까 계산부터 해달라”며 요청했고, 결국 오랜 실랑이 끝에 결제를 받았다고 한다.

그는 학원강사와 배달업체 사장이 나눈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우리가 그렇게 실수한 거냐. 궁금하다”고도 덧붙였다.

출처= 보배드림 갈무리

녹취록에 따르면 배달기사는 학원 강사에게 주소지를 잘못 적어 두 번이나 배달해야 하는 일이 벌어졌다며 추가 배달비 3000원을 요구했다. 이에 학원 강사는 현금이 없다는 이유로 계좌이체를 해주겠다며 밖에서 기다릴 것을 요청했다. 결국 두 사람은 실랑이 끝에 배달비를 건네며 마무리되는 듯 했다.

하지만 배달비를 건네고 나서도 화가 풀리지 않은 강사가 배달업체에게 전화해 20여분간 직업 비하 등 막말을 한 것이다.

그는 배달업체 사장과의 통화에서 “기사들이 뭘 고생하냐”, “오토바이 타고 부릉부릉하고 놀면서, 음악 들으면서 다니는 거 내가 모를 줄 아냐”, “가정있고 본업있는 사람이 배달기사하는 것 못 봤다”, “그렇게 고생해서 천만 원? 난 일주일에 버는 게 천만 원인데”, “돈이 없으니까 하겠지 돈 많으면 하겠냐”, “돈 못 버니까 그 일 하지. 회사에서 인정받고 돈 많이 벌면 그짓 하겠냐” 등의 발언을 했다.

해당 녹취록 영상은 게재된지 하루도 채 되지 않아 약 1만8000뷰의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누리꾼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대다수는 “제3자인 내가 들어도 화난다”, “저런 인성으로 어떻게 아이들을 가르치지?”, “이런 사람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얼마나 대단한 인생 살고있는지 궁금” 등 비난했다.

한편 녹취록은 현재 SNS와 커뮤니티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 중이다. 논란이 된 강사가 재직 중인 학원 측과 전화연결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