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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제안 받은 안철수 ‘일거양득’…주목도 높이고 최종 ‘양자 대결’

입력 | 2021-02-03 10:31:00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017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김종인의 경제민주화’ 출판기념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금태섭 전 의원의 경선 제안을 수락하면서 야권 경선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국민의힘 내부와 외부로 나뉘어 경선이 진행되는 ‘투 트랙’ 구도가 만들어지면서 안 대표의 정치적 이해득실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 대표는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 전 의원이 자신에게 제안한 제3지대 단일화 경선을 받아들였다. 안 대표는 “금태섭 후보뿐 아니라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정권 교체에 동의하는 모든 범야권 후보들이 함께 모여 1차 단일화를 이룰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경쟁력 앞선 제가 포함된 리그가 A리그"
안 대표는 또 “저희가 범야권 후보 단일화 예비경선 A조라면, 국민의힘은 예비경선 B조가 될 것”이라며 “야권 후보 적합도나 경쟁력 면에서 가장 앞서가는 제가 포함된 리그가 A리그”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가 이번에 제3지대 경선에 나서면서 본인에 대한 주목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는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거부로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고 경선에 참여하는 방안이 차단된 상태이지만 앞으로 금 전 의원과의 경선을 통해 흥행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야권 전체의 경선 분위기에도 변화가 발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후보들에게 쏠려 있던 유권자의 관심이 안 대표가 포함된 제3지대 경선으로 분산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단일화 '양자 구도' 재편 
특히 국민의힘 후보와의 최종 단일화를 앞두고 경선 구도를 다자 구도가 아닌 ‘양자 구도’로 재편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후보와 다른 야권 후보들이 포함된 다자 구도로 경선이 치러진다면 안 대표가 상대적으로 불리한 구도가 될 수 있었지만 이번 경선을 통해 야권 단일화 구도 자체를 단순화시킬 수 있게 됐다는 관측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주자들이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비전스토리텔링PT를 마친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앞서 국민의힘 김 위원장은 야권 후보 단일화 방식으로 국민의힘 후보와 국민의당 안 대표, 금 전 의원 등 3자 경선이 가능하다는 구상을 밝혔다. 3월 초 국민의힘 후보를 확정한 뒤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에 나서겠다는 뜻을 재확인하면서 국민의힘 외부에 있는 후보들이 한꺼번에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하면 된다고 강조한 것이다.

금태섭 전 의원이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공연장 ‘프리즘홀’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금 전 의원도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안 대표와 경선 토론 등을 통해 정치적 체급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향후 경선 일정과 관련해선 “실무 대표들이 모여 협의하면 거기서 정해질 것”이라며 “(다른 후보에게) 일방적으로 일정을 정해 따르라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