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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백신 ‘스푸트니크 V’의 반전…“91.6% 예방 효과, 유통도 용이”

입력 | 2021-02-03 17:23:00


임상시험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세계 최초로 접종을 시작했던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가 예방률 91.6%를 나타냈다고 이 백신 개발진이 2일 논문을 통해 밝혔다. 화이자 백신의 예방률은 95%, 모더나 백신은 94.1%, 얀센은 66%다.

스푸트니크 V 백신을 개발한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 연구진은 국제 의학 학술지 ‘랜싯’에 게재한 임상 3상시험 결과 논문을 통해 “1만9866명을 대상으로 2회 접종 시험을 한 결과 효과가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이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했으며, 9월부터 접종과 동시에 임상 3상 연구가 진행됐다.

이례적인 승인이어서 안전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으나 논문에 따르면 백신과 관련 있는 심각한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 백신은 영하 18도에서 보관해야 하지만 배포가 용이한 영상 2~8도의 보관도 러시아 보건부의 승인을 받았다고 논문은 밝혔다. 백신의 국제 시장 가격은 약 20달러(약 2만3000원)다.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러시아산 백신에 대한 좋은 자료를 읽었다”면서 “유럽연합(EU)이 승인한다면 러시아산 백신도 환영할 것”이라고 2일 독일 방송 ARD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날 “몇 주 전 스푸트니크 V 백신에 대해 과학적 조사를 하도록 했고, 긍정적인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멕시코가 2일 이 백신의 사용을 긴급 승인하면서 사용 승인 국가는 세계 17개국으로 늘었다. 국내 바이오기업 지엘라파가 이 백신의 일부 물량을 수출용으로 위탁생산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공동 개발한 영국 옥스퍼드대는 “백신 물량이 한정된 상황에서 폭넓게 접종하기 위해 이 백신을 3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해도 효과적”이라고 1일(현지 시간) 밝혔다. 1회 접종만 해도 접종 22일 뒤부터 90일까지는 항체가 어느 정도 유지돼 ‘증상이 있는 감염’을 막는 효과가 평균 76%를 나타냈고, 12주 뒤 2차 접종 시 예방 효과가 82.4%로 올라갔다는 것이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