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대학병원 코로나19 의심증상자 격리실에 보호자가 마스크만 쓴 채 앉아있다. ©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해를 넘긴 채 지속되고 있지만 병원의 방역 수칙은 여전히 허점투성이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3일 대전의 한 대학병원에 80대 시어머니 B씨가 호흡곤란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여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을 찾았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중환자로 분류돼 1인 격리실에 입원한 B씨를 살피러 왔다”는 A씨의 말에 병원 측은 별다른 조치 없이 마스크만 착용하도록 한 채 병실로 들여보냈다.
A씨는 이같은 사실을 남편에게 알렸고, A씨의 남편은 곧바로 병원을 찾았다가 마스크만 쓴 채 격리실에 앉아 있는 부인(A씨)을 보고 화가 나 병원 측에 항의했다.
B씨를 병원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실시한 1차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긴 했지만, 아직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었다.
A씨 남편은 “아내가 불안한 마음에 격리실을 나오려 했지만, 의료진이 ‘나갈 수 없고, 며칠 격리될 수 있다’는 말을 그때서야 했다”며 “아내는 격리실에 들어갈 때 정확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혹시라도 확진된다면 어머니는 물론 아내까지 일상생활을 하지 못하게 된다”며 “최악의 상황을 맞았을 때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A씨 남편은 “항의한 입장에서도 맞는 조치인가 싶을 정도로 병원측의 대처가 엉망이었다”며 “의료진이 고생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고 감사하지만, 환자와 외부인에 대한 관리가 허술한 것은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초기 동거가족으로 판단하고 조치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의료진과 보호자 사이에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검사 결과가 확인되기 전 격리를 해제한데 대해서는 “1차 진단검사에서 음성이 나왔고, 이후 CT 등 추가 검사를 통해 코로나 확진 가능성을 배제해도 괜찮다는 소견이 있어 격리 해제하고 일반병실로 안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