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맛의거리. 2021.2.3/뉴스1 © News1
“터질 게 터졌다고 생각했습니다.”
서울 광진구의 한 헌팅포차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40명 이상 발생하면서 ‘헌팅포차발 4차 재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당 업소 인근 상인들은 이에 대해 조심스러워 했으나 인근 주민들은 예상했던 일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3일 서울시와 광진구에 따르면 ‘포차끝판왕 건대점’ 관련 확진자가 최소 43명 발생했다. 확진자가 다녀간 지난달 24일과 27일 포차끝판왕 방문자 212명은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이날 오후 찾은 이 헌팅포차는 문이 굳게 닫혀있고 불은 완전히 꺼져 있었다. 가게 앞에는 ‘마스크 필수’라는 큰 안내판이 설치돼있고, 가게 문 전체에 감염병예방수칙 준수사항, 고위험 방역수칙 등이 붙어 있었다. 다만 확진자가 나와서 출입을 폐쇄한다는 등의 안내문구는 찾아볼 수 없었다.
확진자가 다녀간 헌팅포차는 건물 2층에 자리잡고 있는데다, 창문은 시트지로 붙여놔 밖에서는 안을 확인할 수 없는 구조였다. 같은 건물 2층에서 포차를 운영하는 사장은 “체온 확인도 하고 마스크도 잘 착용하고 들어가게 했던 걸로 안다”며 언급을 꺼렸다.
인근 상인들은 “해당 헌팅포차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모른다”면서도 “평소 사람이 많은 편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근처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A씨는 “우리 가게를 운영하기도 힘들어 헌팅포차가 어떻게 운영된지는 모른다”면서 “가게 유리창으로 볼 때 (헌팅포차가 위치한) 건물 2층으로 올라가는 사람들이 끊이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골목 상권이 무너질까봐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먹자골목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C씨는 “헌팅포차 관련해서는 잘 모르지만 어린 친구들이 건물 1층에 자주 몰려 있었다”며 “안 그래도 코로나19 때문에 거리가 다 죽었는데 확진자가 늘어나서 또 한번 상인들이 힘들어질까봐 정말 걱정된다”고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달랐다. 인근에 거주하는 주모씨(20)는 “지난해 11월쯤 갔을 때 사람들이 정말 많았고 가림판이 설치돼 있었지만 2,3층 간 이동이 자유로웠다”고 전했다. 이어 “내부에서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아도 제지하지 않았고 심지어 마스크를 쓰지 않고 무대(스테이지)로 나가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밝혔다.
함께 있던 박모씨(20)도 “20대 초반인 친구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며 “이렇게 붐비는 헌팅포차에서 확진자가 나오는 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확진자가 나온 사실을 모르고 이곳을 찾은 청년들도 있었다. 오후 5시쯤에는 20대 초반 남성 4명이 해당 헌팅포차를 찾았다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서울시는 해당 시설 업주에 확진자의 치료비와 방역비를 모두 청구할 방침이다. 광진구도 지난달 28일 해당 업소의 일반음식점 내 춤 추는 행위를 적발해 2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와 별도로 일반 음식점 영업 행위로 전환한 헌팅포차 27개소와 감성주점 17개소 등 총 44개소에 대해 이날부터 긴급점검도 실시할 예정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