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바람의 추진력은 강력한 수비다. 간판스타의 전력 이탈로 공격력 약화가 불가피해진 SK는 다양한 수비 전술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는 이번 시즌 경기당 평균 실점이 83.6점(9위)이지만 최근 4경기에서는 76.5점(3위)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특히 빠른 스텝이 장점인 최성원(26)을 중심으로 수비에서 악착같은 투지를 보이면서 팀 전체적으로 집중력이 살아났다는 게 문경은 SK 감독의 분석이다.
지난 시즌 식스맨상을 받은 최성원은 김기만 코치와 SK 핸드볼 팀에게 배운 사이드 스텝 등을 활용해 각 팀 가드들의 돌파와 슛 지점에 미리 자리를 잡는다. 상대 가드들의 성향에 따른 순간 대응도 뛰어나다. 최성원은 “몇 걸음 더 가는 스텝 수비가 자신 있다. 상대 가드들과 스크리너(수비자를 일시적으로 가로막는 동료) 사이에 틈이 생기면 무조건 파고들어 막는 수비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스텝 방법을 구체적으로 묻자 최성원은 “시계 방향의 잔 스텝인데 더 이상은 일급비밀”이라며 웃었다. 수비하기 까다로운 상대로는 빠르고 패스와 슛이 좋다는 이유로 DB 두경민을 꼽았다.
최원혁은 힘과 파워로 상대 가드를 밀어내면서 공을 아예 못 잡도록 하는 ‘디나이(Deny) 수비’ 능력이 좋은 선수로 정평이 나 있다. 2017~2018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도 DB의 외국인 가드 디온테 버튼을 무력화시켰고, 다음 시즌에도 수비 5걸에 올랐다. 최원혁은 “제대 후 D리그에서 이대성 형(오리온)을 한 번 상대해보니 ‘레벨 업’ 된 것 같다. 아예 공을 못 잡도록 해야 한다”며 “한양대 선배인 이재도 형(KGC)은 무엇을 할지 알지만 가장 막기 힘든 상대”라고 했다.
최성원은 선배 최원혁이 제대하고 팀에 오자마자 치킨을 사주며 둘만의 시간을 가지며 수비에 관한 노하우를 듣고 함께 수비를 할 날만 기다렸다. 최성원은 문 감독과 김 코치가 ‘제2의 최원혁’으로 각별하게 키워낸 자원으로 SK는 남은 18경기에서 제대로 둘을 활용할 기회를 잡았다. 최원혁도 상무에 있는 사이 팀의 바꿔막기 (스위치) 수비 전술 변화 등에 대해서 최성원에게 많은 정보를 듣고 출격 준비를 하고 있다.
SK는 두 선수 외에도 신인 오재현과 베테랑 최부경까지 자신감을 회복한 데다 닉 미네라스가 잇달아 경기 막판 특급 해결사로 나서면서 6강 플레이오프를 향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용인=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