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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고밀개발, 지방은 택지조성… 80만채 안팎 공급

입력 | 2021-02-04 03:00:00

국토부 주택공급대책 오늘 발표




지방 대도시 일부 지역을 택지개발지구로 지정해 신규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정부가 추진한다. 서울에선 수십 채 안팎의 소규모 노후 주택이 모여 있는 곳을 재건축할 때 주민 동의율을 완화하는 등 규제를 풀어 현재 58% 선인 서울 아파트 비율을 전국 평균인 62% 선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전체 공급 규모는 지구 지정과 이해관계자 설득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지만 서울 30만 채, 경기와 지방 50만 채 등 전국적으로 80만 채가량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이처럼 수도권과 지방의 사정에 따라 공급방식을 다양화한 주택 공급대책을 4일 내놓을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책안에 따르면 수도권에선 도심 고밀개발 중심으로 주택이 공급된다. 역세권, 준공업지역, 저층주거지 등 도심에서 용적률 규제를 풀어 더 많은 집을 더 높이 지을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일조권, 주차장 면적 등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개발사업 추진을 위한 주택 노후도 등의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 공공재개발과 공공재건축처럼 용적률을 높여주는 대신 늘어난 용적률의 일정 비율만큼 기부채납을 받아 임대주택을 짓는 등 공공성을 확보하는 방식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 서울 영등포역 쪽방촌 개발에서처럼 중앙정부가 지자체의 재개발사업 인허가권을 가져가 사업의 속도를 높이는 방안도 추진된다. 지자체 도시계획위원회 등은 특혜 논란 때문에 인허가 과정에서 결정을 내리기 힘든 경우가 많았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아울러 소규모 주택들을 모아 재건축하는 자율주택 정비사업을 할 때 적용하는 주민 동의율을 현행 100%에서 80∼90% 선으로 낮추는 방안도 추진된다. 일부 주민이 동의하더라도 소규모 재건축 사업주체에 수용권을 부여해 사업의 속도를 높이려는 취지다.

또 용적률을 높여 주는 대신 기부채납받는 주택을 공공임대 위주가 아니라 공공분양이나 공공자가주택 등으로 다양화해서 도심 분양아파트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입지가 좋은 도심에 서민들도 충분히 매매할 수 있는 가격대의 분양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도심 개발 시 기부채납으로 임대주택이 늘어나는 것을 꺼리는 민간 토지주들을 설득할 수 있는 카드로 사용될 수도 있다.

다만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는 현행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개발이익을 환수해야 한다는 제도 취지가 훼손될 수 있어서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정부로선 핵심 규제를 완화함에 따라 서울 강남 등 관심 지역의 집값이 자극을 받으면 전체 정책이 실패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방에는 신규 택지지구를 지정해 대규모 아파트를 공급한다. 2009년까지 연간 1000만∼2000만 m² 이상 공급돼왔던 지방 신규 택지는 이후 지방을 중심으로 주택 경기가 침체하며 2010∼2019년 연평균 공급실적이 400만 m²도 채 안 될 정도로 감소한 상태다. 최근 지방 집값이 급등하며 미분양이 해소되는 등 수요가 확인됐으니 신규 택지 공급을 통해 이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하지만 지난해 지방 집값 상승은 수도권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가 작용한 면이 커 이 같은 방안이 공급 과잉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건설사 관계자는 “지금의 지방 집값 상승세가 실제 공급이 부족해서인지, 정부 규제 때문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