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News1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통화를 했다. 지난달 26일 한중 정상통화가 이뤄진지 9일만이다.
이번 한미 정상통화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보다 하루,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보다 5일 늦게 진행된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먼저 이뤄진 한중 정상통화의 여파가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청와대 관저 접견실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방금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통화를 하고, 코로나, 기후변화, 경제 양극화 등 중첩된 전 세계적 위기 속에 ‘미국의 귀환’을 환영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나와 바이든 대통령은 공동의 가치에 기반한 한미동맹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하기로 약속했다”며 “한반도 평화는 물론 세계적 현안 대응에도 늘 함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와 전화통화를 가졌다. 이에 한미 정상통화도 늦어도 금주 초께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결국 예상보다 늦게 진행됐다. 이를 두고 청와대와 정부는 코로나19 등 산적한 미국 내 현안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중 패권 경쟁 속 한중 정상통화가 먼저 이뤄진 것은 ‘악수’(惡手)라는 분석도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오후 9시부터 40분간 시 주석과 한중 정상통화를 했는데 이는 시 주석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은 관영매체를 통해 한중 정상통화 중, 문 대통령의 “공산당 창당 100주년 축하” 발언만을 부각하며 ‘홍보전’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가 추진되는 과정에서 중국에서 연락이 왔다고 해서 바로 받을 필요 있었을까”라며 “중국의 의도를 파악했어야 했는데 어떻게 보면 선수를 빼앗겼다”고 말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난달 22일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통화를 시작으로 멕시코,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일본 순으로 정상통화 일정을 소화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