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장남이 총무성 간부들에게 불법 접대를 한 의혹이 제기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부실 대응으로 집권 4개월여 만에 지지율이 급락하며 정치적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스가 총리에게 또 다른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의 대표적 시사주간지 ‘슈칸분슌’의 온라인 판인 ‘분슌온라인’은 지난 3일자 보도에서 위성방송 관련 회사에서 근무하는 스가 총리의 장남 스가 세이고(菅正剛)씨가 총무성 간부 4명에게 불법 접대를 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다니와키 야스히로(谷脇康彦) 총무심의관을 비롯한 총무성 간부 4명은 각각 지난해 10~12월에 걸쳐 세이고 씨가 근무하는 도후쿠 신샤(東北新社)로부터 도쿄도 내에 있는 1인당 금액이 4만엔(약 42만원)이 넘는 고급음식점에서 접대를 받았다. 또 간단한 선물 및 택시티켓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국가공무원 윤리법에 따르면 공무원이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과 회식을 할 때에는 각자 부담할 경우라도 1인당 금액이 1만엔이 넘을 경우 관공서의 윤리감독관에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이들은 신고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총무성은 전파 및 위성방송 행정을 담당하고 있어, 도호쿠신샤의 자회사인 위성방성 채널과 이해관계가 있다.
세이고 씨는 스가 총리가 제 1차 아베 정권 총무상으로 처음 입각한 2006년 총무상비사관으로 발탁돼 이듬해인 2007년까지 약 9개월간 비서관으로 일했다.
이후 2008년 도호쿠 신샤에 입사해 현재 미디어 사업부 취미·엔터테인먼트 커뮤니티 총괄부장을 맡고 있다. 또 도후쿠 신샤 그룹의 자회사인 주식회사 바둑장기채널 이사도 겸임하고 있다.
불법 접대 의혹과 관련해 도호쿠 신샤 측은 서면을 통해 “정보교환을 목적으로 당사 직원이 총무성 분과 회식하는 일은 있다”, “그럴 때에는 공무원 윤리 규정을 배려한다”며 “(총무성이) 이해 관계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호쿠 신샤가 총무성과 이해관계가 없으므로 접대가 공무원 윤리 규정을 위반하는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슌칸분슌은 세이고씨는 총무성에서 인허가를 받는 주식회사 바둑장기채널의 이사도 겸임하고 있으며, 또 다른 접대 동석자 중에서도 총무성에서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 자회사 사장 등이 포함됐다며 위법성을 제기했다.
총무성은 서면으로 “(4 명은) 상대의 요청에 따라 회식했다”며 “음료 및 간단한 선물, 택시 티켓에 대해서는 비용을 부담했으며 신고가 필요한 사람은 오늘 (2월2일) 신고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접대의 위법성에 대해서는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 어서 답변을 삼가겠다”고 말하는데 그쳤다.
장남의 불법 접대 의혹에 대해 스가 총리는 “나 자신은 전혀 모른다”며 “총무성에서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하는 데 그쳤다.
슈칸분슌은 4일 발매 예정인 최신호에서 당초 밴드 활동을 하던 장남이 어떤 경위로 도호쿠 신샤에 입사했는지, 그리고 사건의 경위 등을 상세히 보도하고 접대 당시 사진 등을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