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필리핀서 한국인 살인교사 혐의 킬러 고용해서 총으로 사망 이르게해 1심 "범행 수법 잔혹" 각 징역 22·19년 2심 "살인교사 명백 인정"…항소 기각
2015년 필리핀에서 한국인 사업가를 살해할 킬러를 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당들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구회근)는 4일 살인교사 혐의로 기소된 김모(57)씨와 권모(56)씨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각 징역 22년과 징역 19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권씨는 (혐의를) 다투고 있지만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김씨는 전부 다투고 있다”며 “김씨가 억울하다고 주장해 기록을 자세히 봤다. 검사 제출 증거를 보면, 1심과 마찬가지로 김씨가 권씨를 통해 살인을 교사한 것이 명백히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김씨 등은 지난 2015년 5월17일 필리핀 앙헬레스 시티에서 당시 호텔을 운영하던 피해자 박모씨를 사망에 이르도록 킬러를 고용해 살인을 교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당시 권씨는 박씨가 운영하던 호텔에서 식당 영업을 했고, 김씨는 박씨 호텔에 5억원을 투자했다. 김씨는 권씨 식당을 찾았다가 서로 친해지게 됐다.
김씨는 “박씨가 투자 처음에는 깍듯이 모시더니 투자를 하고나자 모욕했다. 킬러를 구해주면 호텔 식당 운영권이나 5억원을 주겠다”고 권씨에게 제안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권씨는 당시 연인 사이로 있던 킬러 조직과 연결된 필리핀 국적의 남성에게 “박씨를 살해하면 대가로 약 1억원을 주겠다”는 취지로 말하며 킬러를 고용하도록 했다.
이 사건은 당시 필리핀에서 청부살인이 만연하고 킬러가 특정되지 않아 미궁에 빠질뻔 했지만, 한국 경찰의 끈질긴 수사 끝에 김씨와 권씨를 특정하며 실체가 드러나게 됐다.
1심은 “박씨는 총격으로 사망하며 일말의 저항조차 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여 범행 수법도 잔혹하다”며 “그런데도 김씨 등은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 사망 후 5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진정으로 위로받지 못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김씨와 권씨에게 각 징역 22년, 징역 19년을 선고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