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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임성근 “金대법원장 입만 열면 거짓말…만일 대비해 녹취”

입력 | 2021-02-05 03:00:00

[신뢰 잃은 대법원장]녹취파일 공개한 林부장판사 인터뷰




김명수 대법원장과의 면담 녹취파일을 공개한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는 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5월 22일 면담 과정에서 건강 문제로 사퇴하겠다고 얘기했는데 대법원장이 탄핵 얘기를 해서 귀를 의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43분 동안 대법원장과 나눈 면담 내용을 이례적으로 휴대전화로 녹취한 이유에 대해 “사표를 내는 이유를 따로 적어서 갈 수도 없었다. 대법원장에게 설명을 해야 하는데, 내가 제대로 설명하는지, 대법원장이 취지를 잘 이해하는지 확인하고 싶었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사표는 왜 제출한 건가.

“지난해 4월 말 김인겸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얘기를 했는데, 수술하고 나서 보자고 하더라. 같은 해 5월 13일 (담낭 제거 등의) 수술을 받고, 5월 22일 대법원장과의 면담 날짜가 잡혔다.”

―면담에서 무슨 얘기를 한 건가.

“집무실에서 배석자 없이 일대일로 봤다. 건강문제를 주로 얘기했다. 녹취된 내용도 앞부분은 대부분 내 질병에 관한 얘기였다. 프라이버시 문제로 전문을 공개하긴 어렵다.”

―대법원장은 사표를 왜 수리 안 했나.

“당시에는 국회의원 총선거는 끝났지만 원 구성도 되지 않았을 때였다. 대법원장이 탄핵 관련 얘기를 해서 귀를 의심했다. 당시 징계도 끝났고, 1심에서 무죄도 받았다. 수리 의무가 있는데 안 하더라. 지난해 8월에 정기인사인데 그때도 안 됐고, 재임용을 신청 안 했는데, 결과적으로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의결하는) 이렇게 돼버렸다.”

―다른 대응은 생각 안 했나.

“사표 수리를 거부하면 소송을 할까 생각했다. 하지만 고법 부장이 대법원장이 사표를 수리 안 한다고 소송을 하는 게 그래서 안 했다.”

―녹취는 왜 하게 된 건가.

“만일에 대비해서 했다. (사퇴 이유를) 적어서 갈 수도 없었고, 대법원장에게 제대로 설명을 하는지, 대법원장이 취지를 잘 이해하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녹취를) 이용하거나 협박하려고 한 게 전혀 아니다.”

―내용을 왜 공개한 건가.

“대화 내용이 공개되는 걸 원치 않는다고 분명히 말했다. 그런데 대법원에서 사실과 다른 얘기를 해서 3일 입장을 냈다. 진실 공방이 되면, 흐지부지 되면 안 되지 않나. 거짓말한 사람은 그냥 두면 안 된다. (공개 여부를 결정하느라) 어제 잠을 한숨도 못 잤다.”

―대법원장과의 관계가 원래 어땠나.

“2017년 대법원장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할 때 국회에 잘 설명해 달라고 하더라. 그때는 전화해서 잘 대해 줄 것처럼 하더니 그 뒤에 대법원장이 (나에 대한) 견책 징계를 할 때도 직접 했다. 대법원장은 평소 ‘싸워서 한 번도 져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고 하지 않나. 나를 싸움의 대상으로 본다면 그럴 수 있겠지.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고 본다.”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했다는 대법원장의 사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한다. 앞에서는 이 말 하고, 뒤에서는 딴말하고. 나한테 말한 그 정도 말을 기억 못 한다면 대법원장을 하면 되겠나.”

고도예 yea@donga.com·위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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