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사과했다고 용서받을 수 없어, 신속히 사퇴해야" 마이니치 "도쿄올림픽 책임자로서 실격"
모리 요시로(森喜朗)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장이 본인의 ‘여성 비하’ 발언에 대해 철회하고 사죄했지만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일본 언론에서는 모리 위원장이 조직위 수장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며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5일 일본 6대 일간지 중 우익 성향의 산케이신문과, 보수 성향의 요미우리신문을 제외한 4개 신문은 일제히 모리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비판하는 사설을 게재했다. 4개 신문 중 3개 신문은 모리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진보 성향의 아사히신문은 ‘여성 차별 발언 모리 위원장의 사임을 요구한다’는 제하의 사설을 통해 모리 위원장이 문제 발언에 책임지고 사퇴할 것을 요청했다.
신문은 모리 위원장이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을 했다”며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철회했다고 해서 “용서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왜곡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수장하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이란 도대체 무엇이냐”, “많은 시민들이 환영하고 세계 각지의 선수들이 기꺼이 참여할 수있는 축제가 될 수 있겠느냐”며 “거금을 들여 세계에 창피를 당하는 것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진보 성향의 도쿄신문은 ‘여성 멸시 발언의 모리 위원장 올림픽의 얼굴로 적임자인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모리 위원장은 문제 발언을 철회했지만 도쿄올림픽의 얼굴로 적임자인지 의문이 해소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모리 위원장이 해당 발언을 철회했지만 “어디까지 반성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진정성을 의심했다.
그러면서 “모리 위원장의 스포츠를 사랑하는 마음은 알지만, 올림픽은 단순한 스포츠 축제가 아니라 평화와 평등, 우정과 연대 등 인류 공통의 가치관이 관철된 특별한 존재”라며 “모리는 사임을 거부했지만, 조직위 위원장은 대회의 의의를 깊이 이해하는 사람이어야한다”며 우회적으로 사임을 촉구했다.
중도 성향의 마이니치신문은 ‘모리 위원장의 여성 멸시 발언, 올림픽 책임자로서 실격’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문제 발언에 대해 “여성을 차별한 발언으로 도저히 용서가 안된다”고 비판했다.
마이니치는 “올림픽 헌장은 인종, 민족, 국적, 종교 등 모든 차별을 허락하지 않는 이념을 내걸고 있으며, 도쿄올림픽도 다양성과 조화가 기본 콘셉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리 위원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문제 발언을 철회하고 사과했지만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너무 형편없는 모리 올림픽 회장의 여성 발언’이라는 제하의 사설에서 “중요한 시기에 형편없는 언동에 의해 조직위 수장에 대한 불신이 증가하는 사태는 올림픽 개최에 기운과 국제적인 이해를 손상시킨다”며 “신뢰 회복을 위해 전력으로 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모리 위원장은 지난 3일 일본올림픽위원회(JOC) 평의원회에서 여성 이사 증원 문제에 대해 “여성이 많이 있는 이사회는 시간이 걸린다”면서 여성 비하 발언을 했다.
그는 자신이 회장과 명예회장을 역임했던 일본 럭비협회에서 여성 이사가 증가하고 있는 점을 예로 들며 “(회의에) 배 시간이 걸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은 경쟁의식이 강하다. 누군가 한 사람이 손 들고 말하면 자신도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모두 발언하게 된다”고 했다. 또 “여성의 수를 늘릴 경우, 발언 시간을 어느정도 규제 하지 않으면 좀처럼 그치지 않아 곤란한다”라고도 했다.
해당 발언이 언론에 보도되며 비판이 커지자 모리 위원장은 4일 기자회견을 열고 문제 발언을 철회하고 사죄했지만, 위원장직에서는 사임하지 않겠다고 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모리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전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있어서는 안되는 발언”이라며 비판했지만, 그의 거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