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조정청문회, 긴장됐지만 즐겁게 했다" "코로나19로 실내 훈련 힘들었지만 훈련량 적지 않았다" "김하성, 빠른 공에 적응한다면 연착륙 가능"
메이저리그(MLB)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뛰는 최지만(30)이 미국 출국을 앞두고 2021시즌 포부를 드러냈다.
최지만은 5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월드시리즈는 모든 선수들이 다 잘해야 올라갈 수 있는 무대인데, 비교적 일찍 행운이 따랐다”며 “올해 탬파베이에서 선수들이 많이 빠져 약체가 됐다고 하는데, 우리 팀에 유망주가 많다. 올 한 해 다시 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지만은 코로나19 여파로 팀당 60경기만 치른 2020시즌 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0 3홈런 16타점에 출루율 0.331, 장타율 0.410을 기록했다.
2020시즌을 마친 뒤 지난해 11월 귀국한 최지만은 고향 인천에 머물며 훈련했다. 그는 KT 위즈의 외야수 김도현, LG 트윈스 내야수 신민재 등 KBO리그에서 뛰는 선수들과 함께 훈련했다.
최지만은 “열심히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실내 훈련이 어려워 추워도 실외에서 했다”며 “오전에 아픈데 재활을 하고, 오후에 웨이트 트레이닝, 타격 훈련 등을 했다. 훈련량은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겨울 최지만은 연봉조정을 신청해 화제를 모았다. 최지만은 2021시즌 연봉으로 245만 달러를 원했다. 반면 구단은 185만 달러를 제시했다.
최지만과 탬파베이 구단은 5일 연봉조정청문회를 마쳤다. 결과는 6일 나올 전망이다.
이어 “내일 정도에 결과가 나올 것 같은데 기대해보겠다”며 웃어보였다.
한편 최지만은 7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한 뒤 탬파베이 스프링캠프에 합류한다.
◇다음은 최지만과의 일문일답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다른 비시즌에 비해 훈련량이 부족했을텐데.
“열심히 했다. 코로나19 시국인 만큼 실내 훈련이 안돼서 추워도 실외에서 했다. 고교 시절에도 추운 날 실외에서 해봐서 열심히 했다. 훈련량이 적지 않았다. 오전에 아픈데 재활을 하고, 오후에 웨이트 트레이닝, 타격 훈련 등을 했다.”
-연봉조정청문회를 마쳤는데.
“새벽 4시반까지 했다. 지금 피곤하다. 좋은 분위기로 했다. 첫 경험이라 긴장했는데 재미있게 했다. 에이전트나 우리 쪽에서도 잘했다. 주변에서 논란이 될 것이라 했는데 팀도, 나도 권리를 행사한 것이다.”
-좋은 결과를 기다리나.
“내일 정도에 나올 것 같은데 기대해 봐야한다.”
-연봉조정에 감탄했을텐데.
“여기까지 올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연봉이 오르기 때문에 책임감을 가지고 원하는 성적을 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국내에서 메이저리거나 친한 선수를 만났나.
“코로나19 때문에 만나기가 힘들었다. 류현진 형은 아이도 있고 해서 연락만 드렸다. 추신수 형도 국내로 들어오지 못했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식사를 함께했을텐데 아쉽다.”
-마이너리거 선수들과 이야기를 하면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하던데.
“후배들이 연락하기 어려워한다. 배지환 같은 경우는 내가 항상 먼저 연락을 해서 친해졌다. 지환이는 내가 한 것을 똑같이 하기 때문에 즐기라고 한다. 아직 메이저리그 선수가 아니니 즐기고 재미있게 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KBO리그 거친 선수가 다 선배였는데 김하성 선수는 후배다. 조언을 해준다면.
“너무 좋은 계약을 해 축하한다. 내셔널리그로 가서 자주 보지 못하게 돼 아쉽다. 미국에서 만나면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할 것 같다. 적응이 급선무일 것 같다.”
-적응 기간을 줄이는 비법이 있나.“
”영업상 비밀이다. 농담이다. 동료들이 많이 도와줄 것이다. 난 마이너리그에서 올라간 것이라 텃세도 있었다. 그래도 프로에서 하다 간 것이라 선수들이 도와줄 것이다. 김하성 선수가 먼저 다가가면 금방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들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빠른 공을 봐서 빠르게 적응하지 않았나 싶다. 그런 훈련을 열심히 하면 더 적응을 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게릿 콜에 강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운도 작용한 것 같다. 장점이 빠른 공이라서 그런지 그것만 노린 것 같다. 그게 시즌 초반에 잘 통했다.“
-스위치 히터에 대한 생각은.
”스위치 히터는 할 생각이 없다. 훈련량 적고, 메이저리그는 장난이 아니다. 왼손 투수에 자신감이 있는데 기회가 적었을 뿐이다. 타석이 적어서 하기 힘들었을 뿐이다. 열심히 해서 한 번이라도 더 보여주고 싶다.“
-월드시리즈 무대는 어떤 무대였고, 올해 목표는.
”홈구장에서 팬들과 함께하지 못해 아쉬웠다. 홈구장이 아니라 어색하고 힘든 점도 있었다. 모든 선수들이 다 잘해야 올라갈 수 있는 무대인데, 일찍 행운이 따랐다. 우리 팀이 선수가 많이 빠져 약체가 됐다고 하는데 우리 팀에 유망주가 많다. 올해 플레이오프를 다시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인지도가 달라진 것을 느끼는 일이 있었나.
”시즌이 끝나고 공항에서 나를 알아봐 준 적이 없다. 미국에서는 공항에 20명이 나와서 잘 다녀오라고 하더라. 미국에서 잘 살았구나 생각이 들더라. 한국에서 마스크도 쓰고, 덩치가 커서 운동 선수로 안 보여서 그런지 잘 알아봐주시지는 못하는 것 같다.“
-비시즌 동안에 선수들이 많이 빠졌는데.
”우리 팀은 매년 그런 말이 나와도 좋은 성적이 나왔다. 선수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유망주가 기회를 받았을 때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우리 팀이 텃세없이 다 친하다. 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같은 지구에 토론토가 있고, 토론토는 전력 보강을 열심히 했는데. 토론토와 류현진에 대한 생각은.
”토론토가 전력 보강을 열심히 했다. 젊은 선수들도 많아 선수층이 두껍다. 하지만 이길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 양키스를 이긴 적도 있다. 동산고 선후배라 (류)현진이 형과 맞대결도 관심이 많다. 맞대결을 하면 좋으면서도 뿌듯하다. 그래도 맞붙으면 죽기살기로 하겠다. 올해는 팬 분들에게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도록 맞대결을 했으면 좋겠다.“
-구체적으로 수치적인 목표가 있을까.
”오프시즌 때 같이 훈련한 후배들과 운동한 것을 시즌 끝까지 해보자고 약속했다. 오프시즌의 반만 하면 성적은 따라올 것 같다. 체력 관리를 잘해서 모든 경기를 뛰는 것이 목표다.“
-후배들에게 배운 부분도 있나.
”KT 김도현 선수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있더라. 그리고 너무 열심히 하더라. 기회를 얻지 못해서 그런 것이지 기회를 얻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신민재는 시간이 안 맞아서 같이 못해도 꾸준히 한다는 것을 듣고 배울 점이라 생각했다. 힘들면 쉴 수도 있는데 계속 꾸준히 하는게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예전으로 돌아가도 메이저리그 직행을 택할 것 같나.
”똑같은 생각을 안할 수도 있을 것 같다. KBO리그 생활을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한국 선수들과 훈련하는 것이 그립다. 선수 생활 하면서 선배가 한 두 분 뿐이다. 프로에 가서 메이저리그 갈 실력이 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예전으로 돌아가면 KBO리그에서 뛰는 것을 택할 수도 있다. 마이너리그나 2군이나 힘드니 생각 차이인 것 같다.“
-다리찢기로 관심을 받았다. 필라테스와 요가를 한다고 했는데.
”올해는 못했다. 코로나19 때문에 하지 못해 아쉬웠다. 올해는 다리를 찢으면 아플 것 같다. 몸통, 코어가 좋아지기 위해 요가나 필라테스를 했다. 허리, 골반, 발목 수술을 하면서 신경이 많이 죽었다고 하더라. 허리도 70대의 신경인데, 큰 근육으로 버틴다고 하더라. 올해는 대신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해서 좋은 성적이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방송 출연을 많이 했는데.
”새로운 경험을 많이 했다. 미국에서 야구만 해봤다. TV에서만 보던 사람들을 보고 ‘우와 연예인이다’ 했다. 그 분들도 나를 그렇게 봐주시더라. 영하 10도에서 갯벌에서 힘들게 하고 분량 잘 뽑았다고 생각한다. 좋은 경험이었다. 미국에서 소통도 잘 안됐는데 많이 알릴 수 있었던 것 같다. 나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해서 좋았다고 생각한다.“
-연봉조정과 관계없이 연봉이 올랐는데 실감되나.
”통장에 들어와야 실감날 것 같다. 다 받는 것은 아니다. 에이전트 돈 주고 세금도 뗀다. 처음 세 자릿수가 되기 때문에 뿌듯한 것도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언제 연봉조정 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하게 됐다. 어떻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는지 감회가 새롭다.“
-한국인 최초로 월드시리즈 나가고 안타도 쳤는데 해보고 싶은 기록은.
”기록은 생각해 본 적은 없다. 7월에는 힘든데 9월에는 아쉽다. 항상 매 시즌 다치지 않고 정규시즌 풀타임을 뛰고 싶다는 생각 때문인지 매년 아쉽다.“
-본인의 월드시리즈 유니폼이 명예의 전당에 전시됐는데.
”의미있는 것 같다. 한국인 야수는 최초다. 은퇴하고 자식을 낳아도 볼 수 있는 것이니 뿌듯할 것 같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