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원 통계 기준, 금주 0.20%↑…서울 평균의 2배 "사업 진척·규제 완화 기대에 매수문의 늘고 매물 줄어" 정부 공급대책에 담긴 '우선공급권' 매수세 꺾일지 주목
공급대책 발표 직전 집계한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이 1년여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국 83만6000가구 공급 계획을 주 내용으로 하는 정부의 공급대책은 시장 불안을 잠재울 수 있을 만한 대규모 물량이라는 점에서 실수요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집값을 잡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론도 만만찮다.
특히 공급대책이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택시장의 과열을 부추길 수도 있어, 정부가 마련한 투기 수요 억제 방안이 효력을 발휘할지가 관건이다.
이는 정부가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대출금지와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 초고가 아파트에 대한 규제를 담은 지난 2019년 12·16 대책이 발표되던 날(0.38%)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또 같은 날 서울 아파트값 평균 상승률(0.10%)을 웃도는 수준이다.
강남4구 지역은 최근 재건축 사업 진척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수문의가 늘고 있지만, 집값 상승 전망이 우세해지며 매물 부족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이번 주 강남4구의 매매수급지수도 112.0을 기록해 지난 2019년 12월30일(112.3) 이후 가장 높았다.
사실상 강남권 재건축 시장은 집을 사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많아지면서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전날 발표한 공급대책이 시장의 방향성을 뒤집을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마련한 ‘우선 공급권’ 제도로 인해 강남권 재건축 사업의 매수세가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는 재개발 등 정비사업지가 주택공급활성화지구 예정구역으로 지정되면 해당 토지주에게는 그에 상당하는 주택을 우선 공급하는 권한을 부여한 것인데, 투기성 자금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고안됐다.
이에 정부의 공급계획이 구체화될 때까지는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시장에 공급대책 이후 변화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도 “주택을 구매하더라도 입주권을 못 받을 수 있다는 신중론이 확산되고 있어 구체적인 지역이 확정될 때까지는 매수세가 주춤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제 공급 물량과 지역이 확보된 것은 아니지만 매수심리를 꺾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이번 공급대책이 무주택자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지만, 소득 수준에 따라 차별화될 것”이라면서 “자금 여력이 적은 경우 내 집 마련 계획을 미루겠지만, 고소득 맞벌이의 경우 집을 사야할지 말아야 헷갈리는 상황이 됐다. 중저가 주택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