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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이성윤 유임시키겠다”…결국 ‘추미애 시즌2’ 복귀하나

입력 | 2021-02-05 19:50:00

박범계 장관(오른쪽)과 윤석열 총장이 5일 검찰인사를 논의하고 있다. 법무부 제공./ © 뉴스1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과 인사 논의를 위한 두 번째 만남을 가지면서 박 장관의 첫 검찰 인사가 이르면 다음주 초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교체, 한동훈 검사장의 복귀 등 윤 총장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 인사로 불거진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45분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에서 윤 총장을 만나 검찰 인사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이날 자리에 배석자는 없었고, 윤 총장이 준비한 한 장 짜리 서면자료를 기초로 검찰 인사에 관한 대화가 이뤄졌다. 이후 박 장관은 윤 총장에 인사의 방향과 범위, 주요 인사에 대해 설명했다.

다만 박 장관이 법무부의 구체적인 인사안을 보여주지 않아 이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구체적 인사안을 두고 총장이 의견을 내던 전례와 달랐던 것이다.

이는 추미애 전 장관 시절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추 전 장관은 검찰 인사 전 법무부 인사안을 보여주지 않아 윤 총장과 갈등을 빚었다. 결국 윤 총장의 입장을 반영하지 않은 채 인사를 단행함으로써 ‘패싱 논란’을 야기했다.

실제로 ‘신상필벌’ 원칙에 따라 이 지검장을 유임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윤 총장의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박 장관은 ‘이 지검장의 유임’을 통보하고 한동훈 검사장에 대해 “복귀해선 안 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의 한 검사는 “자꾸 ‘만난다, 만난다’ 하더니 결국 보여주기식 아니겠냐”며 “결론을 보면 알겠지만, 결국 추 전 장관 때와 다른 게 뭐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취임 전후로 줄곧 검찰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인사와 관련해 적어도 두 차례 윤 총장의 의견을 듣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선 2일 첫 만남에서 2시간 중 1시간을 윤 총장의 의견을 주로 들었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그런데 박 장관은 윤 총장과의 만남을 ‘협의’가 아닌 ‘의견 청취’라는 규정하며 선을 그었다. 검찰청법에서 검찰 인사에 있어 총장의 의견을 들어야한다고 규정하지만, 총장의 요구를 수용할지 여부는 장관의 결정에 달렸다는 취지다.

그는 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논의 수준을 ‘합의’, ‘협의’, ‘의견 청취’ 등 기준으로 볼 때 과거 검찰총장 측에선 보다 더 인사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협의에 가까웠다’고 주장했다”며 “법무부장관 측에선 ‘의견을 듣는 것이다. 협의와는 다른 것이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전날 박 장관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검언유착’ 의혹 수사와 관련해 “(한동훈 검사장의) 휴대전화 포렌식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실체적인 진실이 (밝혀진 게) 맞느냐는 강력한 문제 제기도 있다”고 밝힌 것을 두고도 이 지검장의 유임과 한 검사장의 거취가 정해진 것이란 관측을 낳았다.

아울러 조국 전 장관과 추미애 전 장관의 형사·공판부 검사 우대라는 원칙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던만큼 이번 인사 역시 검찰 내부의 조직안정 요구를 어느 정도 반영하는 수준에서 그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