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식 케이웨더 대표이사·기상산업연합회장
양질의 자료 확보는 날씨나 공기 분야에서 장기 전망을 세우는 데 큰 힘이 된다. 정교해진 장기 전망은 더 나아가 경제와도 직결된다. 우리가 기상과 산업의 연관성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예측할 수 있는 분야가 농업이다. 농업은 실제로 기상, 공기 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기상청이 2008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기상 정보는 작물의 선택에서부터 관개 시기, 냉해 방지, 수확 시기, 목장의 건초 관리 등에 활용된다. 그 효과는 단기 전망 1200억 원, 장기 전망 2900억 원 등 총 4100억 원의 경제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날씨 데이터가 고도화되면서 활용 방안도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농업진흥청이 날씨 데이터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농업진흥청에서 제공하는 농업기상 서비스는 전국 203개 주요 농업지점의 기온, 습도, 풍향, 평균 풍속, 일순간 최대 풍속, 강수량, 일조시간, 토양 수분 등의 자료를 제공한다. 2014년부터 주요 작물별 위험도를 정리해 농업기상재해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한 농업기상재해 조기경보 시스템은 필지 단위로 최고기온과 최저기온, 일사량, 강수량, 풍속 등을 최대 9일까지 예고함으로써 기상재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농업기상재해 조기경보 시스템은 현재 전북도 29개 시군을 대상으로 제공되고 있으며 2027년이면 전국 단위로 확대될 것이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 기술 발달과 함께 날씨 데이터는 관측된 숫자 그대로를 이용하는 것을 넘어 분야에 맞춰 가공되고, 때로는 다른 데이터와 융합하면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아직 해외에 비하면 우리 날씨 데이터 활용 정도는 미미하지만 농업진흥청이나 에너지회사 사례처럼 국내 실정에 맞춘 데이터 활용 사례가 늘어난다면 모든 국민이 날씨를 걱정의 대상이 아닌, 기대의 대상으로 볼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이사·기상산업연합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