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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김명수, 사퇴요구 사실상 거부”

입력 | 2021-02-06 03:00:00

국민의힘 의원 5명 대법 항의 방문… 출입 거부에 농성 맞서 면담 성사
野 “대법관 편향 인사 말라” 지적에… 金 “새겨 듣겠다” 대답했지만
사퇴 요구엔 아무런 말도 안해




김명수 대법원장은 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청사를 항의 방문한 야당 의원들이 수차례 사퇴를 촉구했으나 침묵으로 일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 의원들은 사실상 ‘사퇴 거부’를 표명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오전 10시 20분경 국민의힘 ‘탄핵거래진상조사단’ 소속 김기현 김도읍 장제원 전주혜 유상범 의원 등 5명은 여당이 탄핵 논의를 한다는 이유로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사표 수리를 거부한 김 대법원장을 면담하기 위해 대법원을 찾았다. 출입을 거부당한 야당 의원들이 대법원 현관 앞에서 약 30분간 농성을 벌이자 김인겸 법원행정처 차장이 내려왔다. 김 차장이 “대법원장이 여러 사정상 면담이 어렵다고 말씀하셨다”고 설명하자 의원들이 항의했고, 결국 대법원 내부에 진입했다. 대법원장실 앞에서 10분가량 면담을 요구하며 대치한 야당 의원은 “취침 농성을 하겠다”고 한 뒤에야 김 대법원장을 만날 수 있었다.

이날 면담에 참석한 국민의힘 의원들에 따르면 김 대법원장은 수차례 사퇴 의사에 대한 질문을 받았지만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다음 대법관 인사에서는 이념 편향적인 인사를 쓰면 안 된다”는 전주혜 의원의 지적에 “새겨듣겠다”고만 했다고 한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사퇴 의사를 물을 때는 침묵하다가 다음 법관 인사에 대해서는 의견을 표현한 것 자체가 사퇴 의사가 없다는 뜻”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대법원장이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탄핵 문제로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한 게 거짓말로 드러난 데 대해서도 따져 물었다. 이에 김 대법원장은 “9개월 전의 일이라서 충분히 기억을 못 했다”고 재차 해명했다. 야당 의원들은 “판사가 평생 있을까 말까 한 탄핵에 대한 발언을 기억 못 한다는 게 말이 되냐”고 했지만 침묵했다.

대법원 내부에서는 김 대법원장이 이번 논란으로 사퇴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대법원 소속 한 판사는 “김 대법원장이 자진 사퇴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출퇴근길에 ‘거취를 표명하실 생각이 있느냐’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도 침묵했다.

위은지 wizi@donga.com·윤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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