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의 슈투트호프 수용소 모습. 사진=(GettyImages)/코리아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사령관 비서로 일한 95세 여성이 살인 방조 혐의로 기소됐다. 이 여성은 1만 건 이상의 학살을 지원한 혐의를 받는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이름가르트 F.로 알려진 이 여성은 1943년 6월부터 1945년 4월까지 폴란드 그단스크 인근 슈투트호프 수용소에서 사령관 비서로 일했다.
1939년 독일 국경 밖에 세워진 첫 강제수용소였던 슈투트호프 수용소에서는 유대인과 폴란드 유격대원, 구소련의 전쟁포로들 약 6만5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은 이름가르트가 당시 미성년자였던 점을 고려해 소년법원에서 재판이 진행될 예정이며 다른 사람들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름가르트는 과거 인터뷰에서 “70여 년 전 나치 수용소에서 일한 것은 맞지만 집단학살이 이뤄지는 건 전혀 몰랐다”면서 “전쟁이 끝난 후에야 모든 사실을 알았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나치 시절 여성 행정가들에 관한 책을 쓴 영국 역사학자 레이철 센추리는 “이들 여성 대부분은 유대인 박해에 대해 알고 있었고, 일부는 그들이 살해당한 사실도 알고 있었다고 봐도 무방하다”면서 “일부 비서들은 역할 상 다른 이들에 비해 정보에 대한 접근권이 더 컸다”고 NYT에 설명했다.
앞서 독일 법원은 지난해 7월 슈투트호프 수용소에서 나치 친위대(SS) 소속 경비병으로 근무했던 93세 남성에게 유죄 판결을 내리고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바 있다. 그 역시 당시 17세 나이에 보초만 섰을 뿐이었지만 역사의 심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