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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폭격기 75년 만에 인도 ‘상륙’…對중국 압박 메시지?

입력 | 2021-02-07 12:25:00

지난 1일 인도에 도착한 미국 공군의 B-1B ‘랜서’ 폭격기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뉴스1


미군 폭격기가 75년 만에 처음으로 인도 땅을 밟으면서 각국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최근 출범과 동시에 대(對)중국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에 따르면 엘즈워스 공군기지 소속 B-1B ‘랜서’ 전략폭격기 1대가 지난 1일 남인도 벵갈루루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이 폭격기는 이틀 뒤 옐라한카 공군기지에서 열린 ‘에어로 인디아’에 참가하기 위해 26시간을 날아왔다.

미군 폭격기가 인도에 온 건 영국 식민지 시절이던 1945년 10월이 마지막이었다. 이와 관련 인도·태평양사령부는 “미 폭격기가 인도 공화국 수립 이후 처음 인도에 착륙했다”며 “역사적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에어로 인디아’는 2년마다 열리는 아시아 최대 규모 에어쇼로서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500여개 방산업체와 60여개국 정부 관계자들이 참가했다.

B-1B는 특히 이번 ‘에어로 인디아’에서 인도 공군의 LCA테야스 전투기와 함께 상공을 가르며 장거리 타격능력을 선보였다.

B-1B는 지난 2001년부터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등지에 배치돼 작전 임무를 수행했다. 그러나 이번 에어쇼 참가를 계기로 B-1B의 활동 반경이 인도 등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중국과 국경 분쟁을 겪고 있는 인도의 경우 이른바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의 한 축으로서 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나라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 미군 대표단의 일원으로 이번 에어쇼를 참관한 마크 웨더링턴 제8공군 사령관 겸 합동 지구권 타격 사령관은 “(미·인도) 양국 공군의 파트너십을 증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양국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추구함에 따라 협력을 강화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최근 남중국해를 중심으로 중국과의 군사적 긴장을 한껏 높이고 있다.

홍콩매체 둥망은 지난 5일자에서 니미츠함과 순양함 프린스턴, 구축함 스터릿 등으로 진용을 갖춘 항공모함 전단이 말라카 해협과 싱가포르 부근을 지나 남중국해로 전개했다고 보도했다.

이미 이 일대에서 임무를 수행 중이던 시어도어 루스벨트 항모에 이어 2개 전단이 남중국해 지역으로 전진 배치된 된 것이다.

미 7함대 사령부는 같은 날 이지스구축함 존 매케인이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쳤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매케인함은 중국과 동남아시아 주변국들이 영유권 갈등을 겪고 있는 남중국해 파라셀제도(중국명 시사군도) 인근을 지나기도 했다.

중국 측도 당연히 이 같은 미국 측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5일 전화통화에서 “동맹·우방국과 협력해 중국의 인도·태평양 역내 안정성 위협에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전하자 “중국은 국가 주권과 안전, 발전이익을 확고히 수호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