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 총장.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허, 참….”
일요일인 7일 오후 1시 30분 단행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임명 후 첫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 간부 인사 내용을 보고받은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 같은 탄식을 했다고 한다. 사법연수원 23기 동기로 2013년엔 윤 총장을 “의로운 검사인 석열이 형”이라고 지칭한 박 장관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유임하는 등 윤 총장 측 의견을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인사의 내용뿐만 아니라 발표 전 형식까지도 대검을 사실상 무시했다. 법무부에서 “인사안을 미리 보내주겠다”는 말과 달리 인사 발표 직전에야 구체적인 인사안을 대검에 보냈다고 한다.
통상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인사 관련 면담에서는 법무부 장관이 구체적인 안을 가지고 오고, 검찰총장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형태로 이뤄져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인사의 실무자는 법무부 검찰국이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5일 윤 총장과 박 장관의 만남 당시 “인사 발표 전에 대검에 구체적인 인사안을 보내주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재경지검 부장검사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윤 총장 측을 좌천시키는 인사를 했을 때보다 박 장관이 임기가 5개월 남은 윤 총장의 손발을 묶는 방법이 더 교묘한 것 같다”고 평했다. 대검은 공식적인 입장을 이날 따로 내지 않았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