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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파워기업]전세계 뷰티시장 공략하는 국내 모델링 마스크팩 1위 ‘강소기업’

입력 | 2021-02-08 03:00:00

에스엘씨



5일 대구 달성군 ㈜에스엘씨 본사 대표이사 집무실의 연구공간에서 김종우 대표이사(왼쪽)가 직원과 함께 신제품 개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에스엘씨 주력 생산 제품인 하나로 모델링 마스크팩.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이런 옷차림으로 인사를 드리네요.”

5일 오전 대구 달성군 논공읍 상리공단의 화장품업체 ㈜에스엘씨 본사에서 만난 김종우 대표이사(52)는 흰 가운 차림으로 기자를 맞았다. 그는 “5분만 기다려 달라”고 말한 뒤 자신의 집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호기심을 참지 못한 기자도 뒤따라 들어갔는데 집무실 안은 예상 밖의 광경이었다. 고급 소파 등이 놓여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33m² 크기의 집무실 안은 수십 가지 화장품 원료와 각종 실험장비로 가득 차 있었다. 김 대표는 “신제품 개발에 몰두하기 위해 집무실을 개인 연구실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엘씨의 주력 제품은 모델링 마스크팩이다. 얼굴에 붙이는 시트형과는 달리 모델링 마스크팩은 젤 성분을 피부에 직접 바르는 형태다. 김 대표는 에스엘씨를 설립한 2007년 물과 혼합해 사용하는 파우더 형태의 1세대 모델링 마스크팩을 국내 처음으로 개발했다. 회사가 법인으로 전환한 2015년에는 크림 타입의 2세대 형태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기술 발전을 거듭해 현재는 혼합 없이 그대로 쓰는 4세대 모델링 마스크팩을 생산하고 있다.

김 대표는 “장기간 노하우를 축적한 끝에 에스엘씨는 보습력을 하루 종일 유지할 수 있는 모델링 마스크팩 생산 기술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에스엘씨는 현재 모델링 마스크팩 분야 국내 점유율 60%를 기록하며 1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전체 생산량의 90%를 국내 주요 대기업 화장품 브랜드에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숨은 강자인 셈이다. 국내 유명 성형외과와 피부과 등 30개 병원에서도 에스엘씨의 모델링 마스크팩을 사용하고 있다. 김 대표는 “자체 브랜드인 엘모르(ELMOLU)를 통해 국내 주요 면세점과 해외 백화점 등으로 유통하며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엘씨의 실질적 연구개발은 김 대표가 주도하고 있다. 그는 신제품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한밤중에라도 집무실로 달려와 연구에 몰두하곤 한다. 이 같은 열정으로 에스엘씨는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2015년 47억 원이었던 매출액은 2017년 처음으로 200억 원을 돌파했다. 2018년에는 100만 달러 수출탑, 2019년에는 300만 달러 수출탑을 달성하기도 했다. 2015년 20명에 불과했던 직원은 현재 48명으로 늘었다. 기술력으로 승부하다 보니 이 가운데 영업담당 인력은 2명에 불과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주춤했지만 반등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달 19, 20일 대구시가 주최한 온라인 수출상담회에서 태국과 말레이시아 등 47개사 바이어와 만나 구체적인 상담 성과를 올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셀프 뷰티 제품이 각광을 받는 것도 기회다.

에스엘씨는 급증하는 주문량에 대응하기 위해 동구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내 제2공장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내년까지 직원 수도 70여 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올해와 내년 목표 매출액은 300억 원으로 잡았다.

김 대표는 “일반 소비자들이 쉽게 피부를 가꿀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전 세계 모델링 마스크팩 시장을 선도해 나갈 날도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