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8일 서울 한남동 한남3재정비촉진구역(한남3구역)을 방문해 노후된 다세대·다가구주택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이 후보를 못 내는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6일 야권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과거 우리나라 단일화 과정을 보면 큰 당에 뿌리를 가진 당의 후보가 단일후보가 되는 것이 상례였다”며 이 같이 언급한 것이다.
그러면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입당과 합당에 대해 “국민의힘 간판으로는 당선될 수 없다고 생각해서 입당할 수 없다고 한 분”이라며 “합당이 되겠느냐”고 일축했다.
안철수 최종 후보되면 국민의힘 지지층 지원 가능?
우선 안 대표가 최종 단일화 후보로 선출될 경우 국민의힘 당원 등이 실질적으로 안 대표를 적극 도울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안 대표가 입당하거나 국민의당과 합당하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이 선뜻 다른 당 소속인 안 대표를 돕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이와 관련해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5일 “우리 당 후보가 되면 제일 좋겠지만 만약에 그렇지 않은 경우가 생긴다고 해도 최선을 다해서 돕겠다”고 밝혔지만 회의적 시각이 여전히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3월 초 야권 후보 단일화 레이스가 본격 시작되면 국민의힘이 안 대표의 입당과 합당을 위한 일종의 정치적 액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마저 나온다. 안 대표가 중도 표심뿐만 아니라 서울 지역 보수층의 지지표도 온전히 가져와야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안철수·금태섭, 3월 1일 제3지대 후보 확정
안 대표는 국민의힘을 제외한 ‘제3지대 경선’과 관련해 다음 달 1일 후보를 발표하기로 금태섭 전 의원과 합의한 상태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후보 확정일(3월4일)보다 사흘 앞서 제3지대 단일화를 마무리 짓겠다는 것이다.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예비경선을 통과한 오신환 전 의원(왼쪽부터),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시장 선거 본경선 미디어데이에서 기호 추첨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와 관련해 야권의 시선은 본경선 레이스에 돌입한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오신환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에게 모아지고 있다.
나경원·오세훈 '지지층 향배'에 관심 집중
특히 당 안팎에선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 지지층에 대한 표심이 언급되고 있다. 어느 후보가 승자가 돼야 국민의힘이 야권 최종 후보 경선에서 안 대표를 이길 수 있는지 후보 경쟁력을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이와 관련해 오 전 시장은 나 전 의원과 안 대표를 견제하며 자신의 표 확장성을 강조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나 전 의원에게 보수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안 대표에겐 보수층이 투표장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오 전 시장은 미디어데이에서도 “강성 보수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투톱이 당을 운영한 결과가 지난해 총선 (참패) 결과였다”며 “그 모습을 유권자들이 많이 기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오른쪽)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지난달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행사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나 전 의원도 이 자리에서 “결국 이번 보궐선거에서 이기려면 우리의 우군 세력도 든든히 하고 중도로도 확장해야 한다”며 “꼭 이기기 위해선 양쪽이 모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이 보수 가치를 지향하면 중도층도 야당 후보를 지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나 전 의원은 4선 국회의원 출신의 정치력을 바탕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과 부동산 문제 해결 등을 위한 정책 발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