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스포츠 행사인 슈퍼볼이 7일(현지 시간) 열렸다. 슈퍼볼은 미국인들이 사랑하는 미식축구리그(NFL) 결승전이다. 생중계 시청 인구만 1억 명에 달하는 결승전엔 본 경기는 물론 광고, 공연, 연설 등 경기 외적 요소에도 관심이 쏠린다.
올해 슈퍼볼은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전체 관객의 30%인 2만5000명만 입장한 채 열렸다. 시인으로 슈퍼볼 역사상 최초로 참가한 어맨다 고먼, 생애 처음으로 광고에 출연한 브루스 스프링스틴, 하프타임쇼를 장식한 더 위켄드가 눈길을 끌었다.
슈퍼볼에서 시 ‘영웅들의 코러스’를 낭송한 시인 어맨다 고먼
○ 고먼, 최연소 시인에서 최초의 시인으로
어맨더 고먼은 지난달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22살 최연소로 자신의 시 ‘우리가 오를 언덕’을 낭송했다. 섬세하면서도 당당한 목소리와 노란 코트, 빨간 머리띠를 한 패션으로 눈길을 끌어 단번에 스타덤에 올랐다. 문학 에이전시는 물론 모델 에이전시와도 계약한 그녀가 이번엔 슈퍼볼 무대에 섰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NFL은 지난해 11월 고먼을 접촉했다. 당시 NFL은 코로나19를 비롯한 미국이 마주한 어려움을 구현하고자 했다. NFL 관계자는 서면을 통해 “지역의 영웅에 걸맞는 찬사를 보내기 위해선 정확한 단어가 필요했다”며 “그러한 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어맨다 고먼이 적임자였다”고 밝혔다.
슈퍼볼 참가로 인해 고먼의 유명세는 더욱 상승할 전망이다. 그녀의 첫 시집과 그림책을 발간 예정인 출판사는 초판을 300만 부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생애 처음으로 지프의 광고에 출연해 ‘미국의 통합’을 외친 가수 브루스 스프링스틴
○ 생애 첫 광고 찍은 브루스 스프링스틴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후 저녁에 열린 축하 공연에서 ‘희망과 꿈의 땅’을 불렀던 전설적인 로커 브루스 스프링스틴은 슈퍼볼 중간 광고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1975년 곡 ‘Born to Run’으로 알려진 스프링스틴은 20회 이상 그래미상을 수상했으며, 앨범 판매량도 1억5000만 장이 넘는다. 유명한 스타임에도 평생 광고나 협찬을 받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가 출연한 2분짜리 광고는 자동차 지프(Jeep). NYT에 따르면 지프의 마케팅 담당자는 10여 년 전 스프링스틴의 매니저와 접촉했지만 거절당했다. 이번엔 광고의 내용부터 모든 것을 스프링스틴의 자유에 맡기기로 하고 캐스팅에 성공했다고 털어놨다.
이번 광고의 대가로 지프는 30초 당 약 550만 달러(약 60억 원)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엄청난 금액이지만 지프는 이 광고가 1년 내 잊혀질 것이 아니라 꾸준히 기억에 남을 것이라는 계산으로 큰 금액을 베팅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7일 슈퍼볼 하프타임 공연에서 공연하는 아티스트 ‘더 위켄드’
○ 하프타임쇼 홀로 장식한 더 위켄드
레이디 가가, 마룬5, 콜드플레이, 저스틴 팀버레이크, 샤키라, 제니퍼 로페즈….
역대 슈퍼볼 하프타임쇼에 오른 팝스타들의 면면이다. 90년대 이전까지는 대학교 마칭 밴드가 공연했던 하프타임쇼는 91년 뉴 키즈 온더 블록을 시작으로 당대 최고의 팝스타들이 공연하기 시작했다. 제55회 슈퍼볼 하프타임쇼 무대의 주인공은 더 위켄드였다.
국내에서도 마니아가 많은 위켄드는 세계적인 R&B 팝 아티스트로, 그가 지난해 발매한 ‘After Hours’는 역대 최다 스트리밍 R&B 앨범에 올랐다. 이 앨범에 수록된 ‘Blinding Lights’는 빌보드 라디오 차트에서 46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김민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