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에 한 차례만 초콜릿을 사먹을 수 있을 정도로 가난한 찰리는 다른 네 명의 아이와 더불어 초콜릿 공장을 둘러볼 수 있는 황금색 티켓을 갖게 된다. 초콜릿 방은 그야말로 초콜릿 천지다. 나무와 관목, 계곡과 폭포 등 모든 것이 초콜릿이다. 없는 게 없다. 텔레비전으로 전송되는 초콜릿도 있고 아무리 빨아 먹어도 작아지지 않는 왕사탕도 있다. 웡카 사장은 변두리 판잣집에 사는 착한 소년 찰리에게 이 초콜릿 공장을 물려주기로 한다. 초콜릿을 유난히 좋아했던 작가가 쓴 즐거운 초콜릿 이야기다.
그러나 초콜릿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웡카 사장은 초콜릿 제조 비법을 훔쳐가려는 산업스파이가 득실거리자 기존 근로자들을 내보내고 문을 아예 닫아 버린다. 그럼에도 공장은 문제없이 돌아간다. 움파룸파 사람들을 화물상자에 넣어 극비리에 국내로 들여와 노동자로 투입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난쟁이들이다.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에 비유하자면 릴리풋(소인국) 사람들이고, 아프리카 부족으로 치자면 피그미족이다. 그들은 카카오 열매를 맘껏 먹을 수 있다는 말에 고향을 떠나 영국 초콜릿 공장으로 이주했다.
왕은철 문학평론가·전북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