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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나경원’ 경쟁 최대 변수는 ‘박영선’

입력 | 2021-02-10 13:37:00

국민의힘 본경선, 박영선 ‘경쟁력 확보’ 최대 관건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달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뉴스1


“당원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나경원)
“이제 상승세를 이어가면 된다.”(오세훈)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국민의힘 최종 후보가 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당원과 여론조사를 합친 결과 1위로 본경선에 올라온 나 전 의원은 “많은 시민이 이번 선거에서 정권심판을 해달라고 한다”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예비경선 여론조사에서 1등을 기록한 오 전 시장도 “이제 바닥을 쳤고 상승세”라며 “차근차근 무소의 뿔처럼 뚜벅뚜벅 가기만 하면 된다”고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과 함께 본경선에 진출한 조은희 서초구청장과 오신환 전 의원도 총력전을 펼치며 추격에 나서고 있다.

국민의힘 본경선 최대 변수는 민주당 ‘박영선’
이처럼 국민의힘 본경선 후보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후보 선출의 최대 변수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예비경선을 통과한 4명이 신경전을 펼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결국 4월 7일 선거에서 여당을 상대로 승리할 수 있는 후보라는 점을 강조해야 최종 후보로 선택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국민의힘은 본경선에서 지지 정당을 묻지 않는 100% 여론조사를 통해 다음 달 4일 최종 후보를 발표한다. 한 정치권 인사는 “국민의힘 내부에서 네거티브 전략으로 경선을 치르면 후보에게는 비호감만 남게 된다”며 “야당 주자들은 여당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박 전 장관을 이길 수 있는 경쟁력을 보여줘야 최종 후보로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0일 서울 국회 소통관에서 사회복지 관련 정책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실제 박 전 장관이 국민의힘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에게 모두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YTN·TBS 의뢰로 서울 유권자 10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0일 발표한 서울시장 후보 여론조사(신뢰수준 95%·표본오차 ±3.1포인트·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박 전 장관은 나 전 의원과의 맞대결에서 39.7% 대 34.0%로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박 전 장관은 오 전 시장에게 40.6% 대 29.7%로 우위를 보였다. 아울러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대결에서도 박 전 장관이 38.9%, 안 대표가 36.3%로 나타났다.

오세훈 “박영선 가벼움을 어찌하면 좋을까요”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도 이를 의식한 듯 박 전 장관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오 전 시장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시를 21개 다핵 도시로 재구성하겠다는 ‘21분 콤팩트 도시’ 공약과 관련해 “실행 가능성과 정책의 효율성조차 따져보지 않고 설익은 공약을 발표하는 것은 시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며 “시민여러분, 집권여당 유력 후보의 이 천진난만한 가벼움을 어찌하면 좋을까요”라고 지적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오른쪽)이 9일 고건 전 국무총리를 예방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나경원캠프 제공) 뉴스1


나 전 의원도 10일 청년‧신혼부부에게 1억1700만 원의 이자를 지원하는 자신의 공약을 비판한 박 전 장관을 향해 “셀프디스에 가까운 무모한 비방을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경원 “박영선, 어처구니없는 셀프디스”
나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결혼·출산 문제를 돈과 연결시켜 가는 것에 동의하기 힘들다’는 박 전 장관의 발언을 거론한 뒤 “(2018년 당시)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한 박 후보는 둘째아이를 출산했을 경우 만 5세까지 서울시가 매월 20만원을 지원하는 공약을 발표했다”며 “이 무슨 어처구니없는 셀프디스냐. 참 씁쓸하다”고 비판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0일 서울 마포구의 한 키즈카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직장맘들과 만나 의견을 나누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안팎에선 국민의힘 본경선 후보들이 박 전 장관을 상대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야권 단일화 후보 선출을 위한 최종 경선에서도 국민의당 안 대표에게 승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안 대표는 금태섭 전 의원과 설 연휴 직후 두 차례 TV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두 후보의 단일화 결과는 다음달 1일 발표된다.


정치권 인사는 “후보들은 유권자에게 자신이 박 전 장관을 이길 수 있는 후보라는 확신을 심어줘야 안 대표와의 단일화에서도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며 “앞으로 진행되는 4번의 당 토론회에서 후보들의 실력이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