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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묘 세탁기에 넣고 돌려…“배변 실수해 벌준 것” 주장

입력 | 2021-02-10 23:30:00

세탁기에서 주인을 바라보는 고양이. 유키 인스타그램 갈무리


배변을 실수했다는 이유로 키우는 고양이를 세탁기에 넣고 돌린 홍콩 여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8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유키 웡 이팅(28·여)은 반려묘를 세탁기에 넣고 작동시키는 17초 분량의 영상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영상 속 고양이는 세탁기 안에 앉아서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주인을 바라보고 있었다. 얼굴은 나오지 않았지만 손에 빨간 매니큐어를 바른 여성은 고양이를 그대로 둔 채 세탁기 문을 닫고 전원 버튼을 눌렀다.

고양이는 회전하는 세탁기 안에서 고통스러워하며 발버둥 쳤다. 바깥으로 나오려는 듯 온몸으로 문을 밀어내기도 했다. 여성은 10여 초가 지나고 나서야 작동을 멈추고 문을 열었다. 고양이는 즉시 바깥으로 뛰쳐나왔다.

작동하는 세탁기에서 나오려 발버둥치는 고양이. 유키 인스타그램 갈무리


여성은 영상에서 “고양이가 배변하지 말아야 할 곳에 배변해 벌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양이를 “겁먹은 작고 뚱뚱한 소녀”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사람들이 동물 학대라 비난하자 유키는 해당 영상을 삭제하고 인스타그램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하지만 동물보호단체의 신고로 유키는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유키의 집에서 영상 속 고양이인 아메리칸 쇼트헤어 고양이와 세탁기를 발견했으며 유키가 해당 여성과 동일인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키의 고양이는 외관상 다친 곳은 없지만 정확한 진단을 위해 정밀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유키의 동물 학대 혐의가 인정되면 최고 20만 홍콩달러(약 2800만원)의 벌금형과 징역 3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유키 웡 이팅(왼쪽)은 2019년 미스 홍콩 선발대회 수상자인 카마니 웡 카만의 언니다. 카마니 인스타그램 갈무리


한편, 유키는 2019년 미스 홍콩 선발대회 수상자인 카마니 웡 카만의 언니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키가 SNS를 비공개로 전환하자 누리꾼들은 동생 카마니의 인스타그램에 “언니의 동물 학대를 해명하라”고 항의했다.

이에 카마니는 “사건을 뒤늦게 접했다”면서 “항상 동물에게 친절했던 언니지만 이번엔 잘못한 게 맞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