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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귀성객, 선물은 ‘방역 키트’…코로나로 달라진 귀성길 풍경[청계천 옆 사진관]

입력 | 2021-02-10 16:10:00


코로나19로 ‘5인 이상 모임 금지 방침’이 내려진 설 연휴, 귀성길 풍경을 찍기 위해 서울역에 갔습니다. 한복을 입고 양손에 한 가득 선물을 들고 열차를 기다리는 가족들로 북적였던 지난해 풍경과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최소한의 인원만 모이겠다는 가족들이 많아서 인지 ‘나홀로’ 귀성객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코레일은 이번 설 연휴 100만 명 정도가 열차를 이용할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이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44% 수준 이라고 합니다.

귀성객들이 손에 들고 있는 선물 중에 눈길을 끄는 것이 있어 물어봤습니다. 김천으로 향하는 서수연(27)씨는 “부모님 선물로 마스크, 스프레이 등이 들어있는 방역 키트를 준비 했다”고 말해줬습니다.

저 선물 보따리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요?

부모님이 가장 기뻐하는 선물 보따리는 뭘까요?

아마도 자식과 손주들의 건강한 모습 이라고 생각합니다. 초상권 허락을 해준 한 가족이 귀성객 스케치 사진을 취재하러 온 사진기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줍니다. 사진 촬영이 끝났다고 생각할 때 쯤 꼬마가 다시 손을 흔들어 주네요. “아저씨들도 그만 찍고 집으로 가세요!‘ ’그래 꼬마야, 엄마 아빠랑 열차 여행 잘하고 할아버지 할머니께 재롱 많이 부리고 와^^”

돌아오는 길에 서울역 광장을 잠시 들렀습니다.

귀성길 앞두고 검사받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고 최근 급격히 증가한 서울역 노숙인들도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었습니다.

여느 때와 같이 운영되고 있는 임시선별진료소. 한 의료진이 잠시 빈 시간을 이용해 팔을 밖에 내 놓은 채 쉬고 있습니다. 이 끝이 언제일지… 돌을 굴려 산위에 올려놓으면 또 떨어지고 올려놓기를 반복하는 그리스 신화의 시지푸스가 생각이 났습니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0일 부산역에 도착한 귀성객들 중 손자가 마중 나온 할아버지에게 달려가고 있다. 부산=박경모 기자

이 가족은 일찍 출발 했는지 벌써 부산에 도착 했네요. 부산역에 취재를 나간 부산주재 선배의 사진을 마지막으로 올립니다.

모두 건강하고 따뜻한 설 연휴 되시고 귀경하시길 기원합니다.

장승윤기자 tomato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