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오는 17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곳곳에서 허점이 드러나 접종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등으로부터 5억6400만 회분의 백신을 선 구매한 상태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확보량 최대 규모로, 1억2600만 인구를 모두 접종하고도 남는 분량이다.
일본 정부는 대규모 백신 확보에 성공하며 호평을 받았지만 접종을 코앞에 두고 곳곳에서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후생성은 화이자와 백신 1병당 6회 접종으로 계산해 총 1억4400만회분(7200만명분)에 달하는 코로나19 백신을 들여오기로 계약했지만 병에서 백신을 추출할 수 있는 특수 주사기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 쓰이는 표준 주사기로는 1병당 5회밖에 추출하지 못해 20%에 가까운 백신을 폐기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1병당 5회만 추출할 경우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사람은 7200만명에서 6000만명으로 줄어든다.
타무라 노리히사 일본 후생노동상은 “일본에서 쓰이는 주사기로는 5회분만 추출할 수 있다”며 “우리가 확보한 6회 추출이 가능한 주사기를 모두 사용하겠지만 충분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운송 지침도 우왕좌왕 : 화이자 백신 초기 물량은 오는 14일 일본에 도착해 각 지역 병원 등에 공급될 예정이다. 그러나 후생노동성은 10일에서야 명확한 운송 지침을 발표해 일부 지자체가 혼선을 빚었다.
후생노동성은 이날 냉동 상태가 아닌 백신을 수송하면 진동으로 약효가 떨어질 수 있다며 오토바이 등으로 수송하지 말라고 각 지자체에 통보했다.
화이자 백신은 전용 냉동고를 사용해 영하 75℃ 전후에서 보관해야 한다.
일본 정부는 이 백신을 보관 거점 지역에서 냉동 상태로 보관하다가 필요에 따라 접종 장소인 진료소 등에 냉장 상태로 운송토록 하는 지침을 마련했다.
이에 후생성은 뒤늦게 화이자 측에 자문을 구해 백신에 진동을 가할 경우 효능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는 점을 확인한 후 새로운 운송지침을 발표한 것이다.
후생성은 새 지침에서 백신이 담긴 용기를 중앙정부가 제공하는 보냉가방에 넣어 고정하도록 했다. 또 운송 수단으로 진동이 심한 오토바이나 자전거 이용을 피하고 안정된 상태로 운반하도록 했다.
(서울=뉴스1)